2022년 1월 기준 다른 나라에 있는 우리 문화재는 21만4천208점에 달한다. 식민 지배를 했던 일본이 9만4천341점으로 전체 44.04%를 차지한다. 이어 미국 5만4천185점(25.3%), 독일 1만5천402점(7.19%), 중국 1만3천점(6.07%) 등의 순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밝힌 내용이다.
이들 문화재가 한국을 떠난 사연은 다양하다. 한국을 식민지로 뒀던 일본이나 조선을 침략했던 열강들이 약탈해간 문화재도 있고, 6·25 전쟁 당시 불법 반출된 문화재도 있다. 한국을 알리기 위해 가져간 물건도 있고, 선물로 기증했거나 정상적인 경매 과정을 거쳐 다른 나라로 간 유물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로 환수된 문화재는 많지 않다. 문화재가 국외로 나간 경위가 각양각색인것처럼 환수 경위도 다양하다. 국새 같은 왕실 유물은 접근이 제한된 만큼 국외로 유출됐다면 불법유출인 경우가 많다. 이 때는 상대국과의 수사공조, 정상회담을 통한 반환, 개인 기증 등을 통해 돌아온다. 해외 경매에 올라온 유물을 사들이기도 한다. 중요 유물이라고 판단될 땐, 국고를 사용하기도 하고 민간 지원을 받기도 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출범한 지 10주년이다. 유물 환수를 위해 여러 나라를 다닌 재단 직원들의 비행거리가 629만㎞에 이른다. 지구를 160바퀴 돌고, 달을 8.2번 오가는 거리다. 그동안 환수한 문화재는 784점(기증 680점, 매입 103점, 영구대여 1점)이다. 이중 널리 알려지지 않은 40여점이 일반에 공개됐다.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이라는 전시가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오는 25일까지 열린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이 최근 국외소재 문화재의 보존과 복원에 써달라며 재단에 1억원을 기부했다. RM은 지난해에도 1억원을 기부했다. 이 기부금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에 소장 중인 조선시대 활옷을 보존처리 하는데 보태졌다. 활옷은 이달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미술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있는 RM이 우리 문화재 환수와 보존을 위한 노력에도 한몫하고 있다니 ‘역시 멋지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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