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운동, 식사 등 일상의 소소한 행위들이 특별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무심코 들어간 식당의 음식이 입맛에 딱 맞을 때, 길을 잃고 정처없이 걷는데 문득 사진에서나 볼 법한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때가 그런 순간들일 것이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순간이지만, 색다른 감정이 더해지면 특별한 순간이 된다. 이 같은 특별한 경험을 책에 담은 이들이 있다.
■ 끼니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맛있게 드셨던 음식이 뭐였나요? 한번 떠올려 보세요.’ 유두준 작가가 지은 ‘끼니’는 이 같은 물음을 던지면서 시작한다. 독자는 가장 맛있게 한 식사를 떠올릴 때 그때의 분위기, 함께 먹은 사람 등의 기억을 소환한다. 유 작가의 책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이나 맛집에 대한 이야기를 담지 않았다. 식사를 하다 생긴 에피소드, 함께 밥을 먹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지인의 선거사무소에 갔다가 낯선 곳에서 먹게 된 냉면집이 ‘인생맛집’이 된 이야기, 어느 참치집 사장님의 참견으로 식사를 망치며 불필요한 간섭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다짐한 일화, 회사 동료들에게 불낙전골을 사며 친구가 부탁한 신규카드를 발급 받게 하는 일을 도우려했지만 친구에게 실망한 에피소드 등 식사를 하며 느낀 소박한 깨달음 등을 잔잔하게 풀어놓는다. 유 작가는 끼니를 때우다 마주친 사람들의 재미있거나 안타까운 에피소드 총 47편을 담았다.
■ 여행이 부르는 노래
강이석 작가는 여행을 하면서 보고, 만나고, 느꼈던 특별한 순간들을 책에 기록했다. 작가가 기억한 특별한 여행의 순간들엔 항상 특별한 음악이 있었다. 음악만 들어도 그 시절의 여행이 떠오른다는 강 작가는 그날의 감성을 독자들과 공유하길 원했다. 이에 작가는 35개의 에피소드가 시작하는 첫 페이지에 그와 관련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QR코드를 넣었다. 한 눈에 반한 H를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에 가면서 기차표를 4번이나 취소한 일화엔 가수 015B의 ‘H에게’가 흘러나오는 식이다. 작가는 20살 때 문득 떠난 유럽 여행, 아무나 갈 수 없었던 티베트 여행, 베트남 여행, 창업한 회사를 그만두고 떠난 춘천-여수 도보여행 등의 이야기를 그 당시의 특별한 감정과 음악, 사진으로 책에 담았다. 이 책은 여행을 통해 낮았던 자존감을 회복한 강 작가의 특별한 여행 이야기를 들려준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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