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 복합단지 사업 ‘제자리걸음’...투자비 최소 1조 이상, 사업성 확보 발목 “유럽공항 개발 본격화… 뒤처질 우려...정부 등 법률개정 지원방안 대책 시급” 공사 “민간자본 유치 등 여러 방향 검토
인천국제공항 주변 공항경제권의 구축을 위해 중앙 정부와 인천시 등의 규제완화 및 지원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유럽 등 글로벌 선진 공항이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공항경제권 구축을 본격화 하는 만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랜드마크 콤플렉스(복합단지) 사업이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9일 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공항경제권의 초석을 마련하고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장기주차장 부지 38만㎡에 랜드마크 콤플렉스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곳엔 전시·문화·공연장 및 쇼핑센터 등의 단지와 호텔 및 컨벤시아, 금융 및 비지니스 기능 등을 갖춘 상업시설 단지가 들어서고, 공항 중심의 스마트·관광체계도 갖춰진다.
앞서 공항공사는 지난 2020년 7억원을 투입해 이 사업에 대한 개발환경 및 여건 분석, 개발계획 수립, 개발 타당성 분석, 최적의 사업 추진구조 수립 등의 용역도 끝냈다.
하지만 이 사업이 현재 동력을 잃고 제자리 걸음이다. 투자비용이 최소 1조원 이상 들어가는 탓에 사업성 확보가 어려워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의 문턱을 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항공사는 기재부의 예타 대상 선정 등을 비롯한 각종 사업 준비를 위한 행정 절차를 밟는데만 최소 2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유럽 공항의 공항경제권 구축에 시간적으로 밀릴 우려가 크다.
특히 공항공사가 사업비 충당을 위해 사회간접자본(SOC)을 연계한 민간개발을 검토 중이지만, 이 마저도 사업성 확보가 발목을 잡고 있다. 사업의 특성상 중장기적 미래투자에 따른 초기 수익 부문이 적다보니, 사업 초기 적자로 인한 사업성이 낮을 수 밖에 없는 탓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선 인천공항공사법을 개정해 공항공사가 직접적으로 투자 및 개발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규제 개혁이 필수적이다.
반면 폴란드 바르샤바 쇼팽 국제공항은 차량으로 10분 이내에 갈 수 있는 인근 4㎞ 내에 대형 쇼핑단지와 300여곳의 글로벌 기업의 법인이 들어서 새로운 허브공항으로 도약하고 있다. 폴란드 정부가 나서 바르샤바 공항과 연계한 교통·상업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선 탓이다. 여기에 네덜란드 스히폴공항 역시 정부와 지자체의 체계적 지원을 받아 공항경제권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인천공항경제권 구축은 지역을 넘어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동력”이라고 했다. 이어 “시와 정치권이 협의체를 구성해 중앙 정부의 규제적 완화 및 법률 개정 등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랜드마크 복합단지 사업은 사업비 부담과 사업성 확보, 예타 등 규제 부문 등으로 잠시 주춤한 것은 맞다”고 했다. 이어 “민간자본 유치 및 공동개발 등 여러 방면의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네덜란드 스히폴공항 ‘글로벌 허브’ 도약
정부 전폭 지원 공항경제권 개발
네덜란드의 스히폴공항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공항경제권 개발을 본격화하는 등 글로벌 허브공항으로 성장하고 있다.
29일 스히폴공항 등에 따르면 지난 1980년대부터 네덜란드 정부를 비롯한 주 정부가 하나의 협력체계를 구성, 공항주변 개발 등 공항경제권 구축에 나서고 있다.
현재 스히폴공항 주변에는 글로벌 제조·물류업체 및 단지, 항공관련 시설, 글로벌 기업 법인들이 자리잡아 소규모 도시를 이루고 있다.
특히 스히폴공항은 교통체계가 뛰어나 지하철로 네덜란드 수도인 암스테르담 중앙역까지 2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반 고흐 박물관은 스히폴공항에서 14㎞ 거리여서 대중교통으로 30분 이내에 찾아갈 수 있다. 또 네덜란드 전통 어촌인 ‘볼렌담’도 대중교통으로 1시간 거리다.
이처럼 스히폴공항과 그 주변은 네덜란드의 한 지역을 넘어서 유럽 내 문화·관광·상업·물류 등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스히폴공항은 물론 네덜란드 주정부(north-holland)와 암스테르담시, 할레메미어주 등이 함께 이뤄낸 결과물로 꼽힌다. 이들 4곳의 정부 및 기관은 지난 1987년 각각 25%의 지분을 출자해 도시개발회사 SADC를 만들어 인근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SADC는 상업적 역할은 물론 토지를 사들이고 공항의 비즈니스 지역을 개발한다. 또 공공기관과 민간 부문의 파트너 발굴, 스히폴공항 주변 반경 20㎞ 지역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스히폴그룹은 정부 지원을 통한 소음대책 및 주민지원사업, 유대사업 등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네덜란드 최대의 항만도시인 로테르담과의 물류 연계성도 높이고 있다. 또 2018년부터 스히폴공항에서 주변 국가를 잇는 시속 1천200㎞의 캡슐 형태의 열차인 하이퍼루프 노선 등도 개발하고 있다.
키엘 스히폴공항 디렉터는 “스히폴공항은 끊임없는 투자와 개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며 “터미널 신설 등 여러 전략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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