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언론은 보수세력의 잘못만, 보수언론은 진보세력의 잘못만이 보이는 눈을 가진 것 같다. 진보언론은 현 보수정권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지만 사실 진보세력이 제대로 했으면 어찌 정권을 빼앗기고 지금과 같은 정국이 되었겠는가. 패자 유구무언이라고 진보정권은 실패에 대한 반성과 자제의 모습을 보이고, 진보언론도 요구하고 지적할 법한데 그 반대다.
언론은 권력이 바르게 행사되도록 감시해야 한다. 어떤 색의 언론도 현 정부의 잘못뿐 아니라 야당의 형편없는 행위도 같은 눈으로 봐야 하는데, 한쪽 눈을 잃은 듯 세상을 반쪽 눈으로만 보는 듯하다.
현 정권이 잘못하고 있다지만, 지금의 야당은 정상적이며 그 야당을 움직이는 면면들은 진정 한국을 위해 괜찮은 정치인들이라 생각하는가. 언론의 눈에 여당의 잘못만 보이고 야당의 형편없음이 보이지 않는다면 안과 치료를 권하고 싶다. 한국의 언론, 이젠 정치집단의 하수인 역할에서 벗어나라.
늘 별것 아닌 것을 소설처럼 부풀려 보도하며 국민을 분열시키는 일에 매진하는데, 그래도 나라가 잘돼야 하지 않겠는가. 권불십년 곧 떨어질 권력을 한쪽 눈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진보와 보수 어느 한쪽을 악으로 정해 놓고 벌이는 보도 태도는 국민의 선택을 부정하는 것이다.
국가를 발전시키는 데 보수집단은 안 되고 진보집단이어야만 하는 이유는 없다. 재집권을 위해서는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해 국민에게 다시 선택받도록 하는 것인데, 현 정권이 망하지 않고는 뜻을 이룰 수 없는 정당이니, 이를 도울 수밖에 없다는 듯한 언론이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 쟁취를 최고의 치적으로 내세우는 진보세력은 민주주의 선거 결과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국민의 뜻을 물어 정하는 민주적 선거를 치렀으면 결과에 승복하고 국가를 위한 정치 행보에 나서는 것이 민주주의 실현 아닌가.
그렇게 되도록 견제의 눈을 번뜩여야 하는 언론이 편 갈라 고약한 애꾸눈처럼 한쪽만 바라보며 치졸한 필검을 날리고 있으니, 국가를 위한 것인지 정치권에 아부해 이익을 얻겠다는 것인지 안돼 보인다. 얼마 전까지 탄압에 굴하지 않고 민주국가 건설에 한 몸 던졌던 언론이 있었다. 그 시대를 되돌아보며 국민이 신뢰하는 언론이 재탄생하길 기대한다.
모세종 인하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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