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e북] 하얼빈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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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현장엔 늘 사람들이 있었다. 격동하는 시대를 온몸으로 버텨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자책 플랫폼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부쩍 추워진 가을의 한복판, 호흡을 가다듬고 과거와 마주하는 일은 움츠러든 일상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지 않을까.

먼저 교보eBook에선 김훈 작가의 ‘하얼빈’이 주간 베스트에 올랐다. 전작 ‘칼의 노래’에서 명장 이순신을 다뤘던 그는 이 책에서 대한제국의 독립운동가 안중근에 대해 이야기한다. 두 작품 모두 ‘영웅’의 인간적 면모에 집중했다. 이 책은 안중근이 이토를 저격하는 운명의 날과 전후, 치열했던 일주일을 다룬다. 폭력과 야만의 시대에 맞서 평화를 외친 청년 안중근이 한 집안의 장남이자 가장, 천주교 신앙인이라는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은 지금의 청년 세대에게 시사하는 바가 다양하다.

예스24 eBook에선 김주혜의 ‘작은 땅의 야수들’이 소설 부문 1위에 올라 눈길을 끈다. 일제강점기를 헤쳐 나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인류를 관통하는 사랑, 연민 등의 가치를 펼쳐낸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의 데뷔작으로 출간 즉시 아마존 '이달의 책'에 선정됐다. 전 세계 12개국에 출간되며 ‘파친코’에 이어 한국적 서사를 널리 알린 작품으로 주목 받았다.

끝으로 알라딘 eBook에선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주간 베스트에 오르며 인기다. 작가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3일간의 이야기를 한 편의 블랙코미디로 담아냈다. 일제강점기 후 평등한 세상을 꿈꿨으나 실패한 전직 '빨치산' 아버지. 그의 장례를 치르며 만난 이들은 주인공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아버지의 또 다른 모습을 전한다. '빨치산의 딸'로 살아갔던 주인공은 아버지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상처를 치유해간다. 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등을 수상한 '리얼리스트' 정지아는 해방 이후 70년 현대사란 격동의 역사와 역사가 남긴 상처를 한 가족의 사랑으로 풀었다.

송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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