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만에 또 빅스텝… 10년 만에 기준금리 年 3% 시대
“8월에 이어 또 다시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하니, 중소기업들은 벼랑 끝에 내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기준금리가 10년 만에 연 3%대에 진입하며 경영 여건이 심각한 중소기업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잇따른 ‘빅 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 단행으로 금리가 치솟아 기업들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를 이미 초월한 게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대기업보다 경영이 열악한 중소기업에선 영업이익으로도 이자를 다 감당하기 힘든 한계상황이 현실로 닥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영익씨(58)는 “그동안 영업이익의 3% 정도를 대출이자 상환에 사용해 왔는데, 지금 금리가 오르는 속도로 봐서는 내년이 되면 5~6%까지 이자를 갚는데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정부가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들의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달 7일부터 20일까지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500곳 중 498곳(99.6%)이 고금리 리스크에 대한 대응 방안이 ‘전혀 없거나 불충분하다’고 응답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대출액은 지난달 694조9천억원으로 지난 1월 기록한 644조1천억원 대비 7% 늘어났고, 중소기업 대출금리도 8월 신규취급액 기준 4.65%로 주택담보대출 금리(4.34%)를 상회해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정부는 현재와 같은 복합 경제위기에 일시적으로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이 쓰러지지 않게 정책자금 지원 확대 등 적극적 금융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대출금리의 과도한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p 상향했다. 3%대 기준금리는 지난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아울러 이날 단행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부담 상승으로 주택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지속돼 경기지역 아파트 가격 하락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R114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1년 전과 비교해 아파트값 변동률이 가장 컸던 곳은 동탄신도시가 있는 화성시(-4.07%)로 나타났다.
김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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