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 꼬까참새, 쑥새, 노랑턱멧새, 멧새.... 이들 조류의 공통점은? 우리 곁을 떠나는 새들이다.
▶지구촌 생물종 다양성 감소는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다. 물론 그 까닭은 환경파괴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에서도 새들의 감소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최창용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의 발표를 통해서다. 최 교수는 13일 열린 세계자연기금(WWF)의 지구생명보고서 발표회에서 이렇게 주창했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1987년 10㏊당 2천289마리씩 발견됐던 제비가 2005년 들어 같은 단위면적에 22마리씩밖에 보이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18년 새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특히 제비 개체 수 감소에 대해선 이들의 주된 먹이이자 생태계 기반을 구성하는 곤충이 그만큼 감소했음을 보여준다는 게 학계의 분석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의 변화를 살펴보면 생태계 전체 다양성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국내에서 서식 중인 일부 조류의 개체 수 급감은 최 교수 등이 2020년 5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한 논문에서도 확인된다. 논문에 따르면 1970년대 연구 목적으로 4만6천826마리씩 포획했던 꼬까참새는 2010년을 전후해 2천422마리밖에 잡히지 않았다. 포획량이 94.8% 줄어든 것이다. 꼬까참새처럼 참새목 되샛과 조류인 쑥새도 같은 기간 포획량이 6만1천55마리에서 2천572마리로 95.8% 줄었다. 흔히 볼 수 있는 텃새인 노랑턱멧새와 멧새 등도 각각 연간 1.82%, 2.99%씩 감소했다.
▶최 교수는 “개체 수가 많아 생태계를 지탱해주는 흔한 종의 개체 수 감소는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언제까지 제비들이 남아 있을까”. 황지우 시인이 40여년 전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를 통해 읊조렸던 절규가 아직도 묵직하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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