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그렇잖아요. 아이 때 많은 경험을 해야 하는 것처럼 예비 안내견도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합니다.”
‘강아지의 걸음마는 얼마나 귀여울까.’ 사심을 가득 담아 시작한 안내견 사회화 훈련 자원봉사가 어느덧 햇수로 4년을 맞이했다. 벌써 세 번째 예비 안내견을 훈련시키고 있는 주인공은 ‘프로 퍼피워커’ 김인성씨(48·성남시 분당구)다.
생후 8주가 되면 강아지들은 사회화 훈련을 한다. 그것을 강아지의 걸음마, 즉 ‘퍼피워킹’이라고 하는데 이 과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을 ‘퍼피워커’라고 부른다.
국내 유일의 안내견 전문 양성기관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현재 퍼피워커 자원봉사자 약 50명에게 예비 안내견을 위탁 중이다. 퍼피워킹을 하는 동안 퍼피워커는 급식, 배변훈련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탑승, 계단 오르내리기 등 다양한 사회화 훈련을 약 1년간 진행한다. 안내견으로 성장하기 전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기 위해 꼭 필요한 단계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현재까지 총 267마리의 안내견을 분양했으며, 70마리가 안내견으로 활약 중이다. 현재는 퍼피워커 신청 시 약 2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많은 이들이 퍼피워킹 자원봉사를 희망하고 있다.
김씨는 우연히 치과에서 퍼피워커를 만난 이후 퍼피워킹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9년 3월, 첫 번째 예비 안내견 ‘프로’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자원봉사를 시작한 김씨는 “그저 강아지를 좋아하는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는 첫 번째 강아지 ‘프로’를 안내견학교에 입교시킨 후 2021년 3월 두 번째 예비 안내견 ‘단풍’이에 이어 현재는 ‘구슬’이까지 총 세 마리의 예비 안내견을 훈련시키고 있다.
하지만 훈련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예비 안내견도 정식 안내견처럼 공공시설, 마트, 식당 등에 출입이 가능하지만 출입을 거부당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안내견 훈련을 받는 중임을 밝혀도 다른 손님들이 싫어 한다는 이유로 내쫓긴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럼에도 안내견을 향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더 당당하게 맞선다는 김씨는 “타인에 대한 배려는 잊지 않았으면 한다. 사람도 사회에 나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듯이 예비 안내견도 사회에 나가기 위해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며 “내가 조금 불편하고 싫어도 남을 위해, 시각장애인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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