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은메달 아쉬움 딛고 정광준과 호흡 맞춰 금메달 합작 과잉장애행동, 볼링으로 극복…2018 아시안패러게임 2관왕
“코로나19로 대회가 취소되고 훈련장마저 열지 않아 힘겨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노력을 보상받은 것 같아 뿌듯합니다. 이제는 다가오는 아시안패러게임과 패럴림픽 등에서 태극기를 휘날리고 싶습니다.”
제42회 전국장애인체전 볼링 남자 TPB4(지적장애)에서 전날 개인전 은메달에 이어 정광준과 팀을 이뤄 출전한 2인조전에서 우승한 오반석(28·안양시장애인체육회)은 금메달 획득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꿈을 위해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 목적으로 볼링을 시작한 오반석은 중학교 3학년 때 안양 범계중 은경수 코치의 제안으로 본격적인 선수의 길을 걸었다. 이후 동안고에 진학한 뒤 비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며 여러 전국대회에 출전했으나, 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2015년 인도 해외봉사를 다녀온 뒤 장애인 선수로 등록을 했고, 본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후 2년 뒤인 2017년 부터 협회장배, 서울시장배, 대구광역시장배 등 전국대회서 우승과 준우승을 하며 이름을 알렸고, 2018년에는 장애인 국가대표로 선발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시안 패러게임에서 2관왕에 올랐다.
부친 오창원씨는 “(오)반석이가 과잉행동장애가 심했다. 약을 먹기도 하고 놀이치료, 미술치료 등 온갖 방법을 찾아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가족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사이가 악화되기도 했었다”며 “병원에서는 뇌파 이상으로 오는 과잉행동장애라고 했다. 볼링과 교회를 다니며 점차 증세가 나아졌고, 지금은 우리 가정의 가장 큰 자랑이다”라고 말했다.
승승장구하던 오반석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안양시에서 사용료 지원을 받으며 이용하던 호계체육관 볼링장이 코로나19로 장기간 문을 닫으면서 훈련을 할 장소가 없었고, 이로인해 경기력이 떨어졌다. 지도자 없이 홀로 볼링을 쳐온 그로서는 더욱 치명적이었다.
오창원씨는 “코로나19로 장애인 볼링대회가 3년간 거의 없었다”며 “훈련장도 방역을 이유로 문을 닫아 힘들었다. 수원, 용인 등 인근 지역을 돌며 밤늦게 동호인들과 함께 경기를 하고 버텨왔다”고 전했다.
한편, 오반석은 20일 혼성 4인조 TPB4에서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오반석은 “개인전에서 마지막에 실수를 해 9핀 차로 은메달에 그쳐 목표한 3관왕에는 오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4인조전에서 금메달로 마무리하고 싶다”며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내년 예정된 항저우 아시안패러게임 등 국제무대에서 계속해 메달을 따고 싶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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