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인천경제청, 미단시티 상가 땅 분할 매각 추진 논란…토지 매각 돈벌이 급급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도시공사(iH)가 미단시티 내 상업용지의 땅을 분할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경제청과 iH가 미단시티의 앵커시설 유치보다 토지 매각에만 집중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인천경제청과 iH 등에 따르면 사업시행자인 iH는 미단시티 내 미분양 토지인 중심상업용지 13만4천655㎡에 대해 토지를 분할하는 내용의 ‘영종국제도시 미단시티 조성사업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iH는 종전 각각의 면적이 1만2천㎡인 중심상업용지 1~8구역을 약 6~7천㎡짜리 16개 구역으로 나눌 예정이다. 인천경제청은 현재 이 계획에 대한 관련 기관 협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경제청과 iH는 이번 중심상업용지 토지분할을 통해 토지 매각이 보다 수월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토지 면적이 넓으면 자본 규모가 있는 사업체들만 매수 의사를 밝히지만, 토지 면적을 절반으로 줄이면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매수 의사가 더 많이 들어올 것이라는 것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iH는 토지 면적이 커서 매각에 어려움이 있다고 분석했다”며 “토지를 쪼개면서 도로 등 기반시설 설치도 쉬워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역 안팎에선 인천경제청과 iH가 앵커시설 유치 등을 통한 사업 활성화보다 토지 매각에 급급해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토지를 분할하면 사실상 상업용지에는 대형 쇼핑몰 등의 앵커시설 유치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통상 중심상업용지는 대중교통수단 이용이 편리한 지역으로 고밀도·고도화에 적합한 지형의 조건을 가지고 있어 ‘토지의 꽃’으로 불린다. 중심상업용지에는 보통 대형 쇼핑몰이나 백화점 등도 입점할 수 있어 도시개발계획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용지로 꼽힌다.

이 때문에 토지 분할로 인해 당초 목표로 한 ‘관광·레저 자족도시’라는 도시개발계획과는 멀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iH가 미단시티에 추진 중인 국제병원·국제학교 등의 유치는 감감무소식인 데다, 미단시티의 콘셉트인 ‘관광·레저 자족도시’의 핵심인 카지노와 대형 쇼핑몰 공사는 수년째 중지 중이다.

이 때문에 인천경제청과 iH가 단순히 토지 매각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앵커시설 유치의 속도에 맞는 개발 계획 변경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웅규 중앙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중심상업지역의 경우 면적이 좁아지면 오피스텔 등 개인의 수익을 위한 시설만 들어올 확률이 높아 부작용이 크다”고 했다. 이어 “공공에서 개발·시행을 맡고 있는 만큼, 땅을 빨리 파는 데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라 계획을 실현할 수 있는 앵커시설 유치와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iH 관계자는 “우선 상업용지를 매각을 빨리 하는 것이 전반적인 도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앵커시설 유치에 대해 인천경제청과 적극 협의 중”이라고 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앵커시설 유치 등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상업용지 활성화가 미단시티 조성사업의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인천경제청과 iH는 지난 2003년부터 총 사업비 9천400억원의 영종국제도시 예단포 동쪽인 운북동 897 인근 2.7㎢ 규모로 관광·레저 자족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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