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변화 속 균형을 잡는 추상…고우리 작가 ‘일렁임 展’ 행궁길갤러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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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리, '지나간 것, 지나가는, 지나갈 것' 06, 2022. Oil on canvas, 91x91cm

우리는 각기 다른 너와 내가 만나 관계를 짓는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작가에게 타인과의 감정 마찰은 불편함으로 곧장 바뀌었다. 그 불편함은 신체적으로 표현돼 불안, 공포, 스트레스로 번졌다. 내 속에 남은 불편한 찌꺼기들. 불편함과 평온함 사이 그 균형의 추는 어디서 어떻게 맞춰야 할까.

지난 26일 행궁길갤러리에서 개막한 고우리 작가의 ‘일렁임(Nervous. Movement. variety)展’은 회화 작품 20여점을 통해 이러한 균형의 추를 찾아가는 작가의 내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평소 다양한 관계 속 발생한 불안정한 감정의 기류 같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관심 가지는 작가는 이러한 감정의 해결점을 찾기 위해 자신의 내면을 캔버스에 그대로 구현해냈다.

이를 통해 표현된 캔버스의 작품들은 일렁임 그 자체다.

캔버스의 크기, 사이 간격, 두께 모두 제각각이지만 이것들은 행궁길갤러리 안에서 서로 관계성을 가지고 크게 묶여 윈도우 밖에서부터 일렁임을 쏟아낸다. 작가의 작업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작업은 파편화 되어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게 흩어진다. 감각으로 작업을 더듬으며 화면의 앞으로, 뒤로 발걸음을 옮기며 크기를 가늠하고 모호한 풍경 속에 감각을 일깨우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고우리 작가는 “이번 전시는 일렁임을 통한 ‘멀리보기, 묶어보기’ 태도에 집중해 시간의 흐름 속 경계에 놓여있는 감정변화를 한 공간에 쌓아 올려 균형을 잡는 추상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항상 많은 것이 변화하는 불안정한 일상 속 작가와 함께 감정으로 회귀를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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