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법안 처리율 역대 최하 기록중

21대 국회가 세 번째 정기국회를 이어가고 있지만 역대 최하의 법안 처리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3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통해 법률안 처리율을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1만7천436건의 법률안이 접수돼 4천984건을 처리, 28.58%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대 국회 36.9%는 물론, 역대 최하를 기록한 19대 국회 34.06%보다 크게 떨어진다.

21대 국회 임기가 1년 여(19개월) 남아 있지만 역대 최악으로 평가되던 20대 국회가 막판 무더기 처리로 법안 처리율을 끌어올렸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21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이 저조한 것은 임기 중 정권이 바뀐 점이 우선 꼽힌다. 지난 20대 국회 임기 중 치러진 2017년 대선에서는 야당이지만 원내 1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 하지만 21대 국회 임기 중인 지난 3.9 대선에서는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정권을 잡으면서 민주당 중심의 여소야대 국회에서 여야의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여기에 20대 국회보다 21대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법률안 처리율을 낮아지게 하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21대 국회 임기의 29개월(60%)이 지난 현재까지 제출된 법률안은 20대 국회 2만4천139건의 72%(1만 7천436건)를 넘어선 상태다. 반면 처리율은 20대 국회 처리 법률안 8천904건의 절반을 겨우넘는 56%(4천984건)에 불과하다. 이처럼 낮은 처리율은 그만큼 법안 제출이 생색내기였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경인 의원이 위원장 맡은 상임위 법안 처리율 대조

21대 국회 법률안 처리율이 20%대(28.58%)를 기록 중인 가운데 경기·인천 의원이 후반기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6개 상임위의 법안 처리율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후반기 상임위원장에 선출된지 3개월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자칫 법률안 처리 실적이 저조한 상임위원장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미묘한 신경전도 예상된다.

■ 국토위 높고, 정무위 낮아

경인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 중 법률안 처리율이 가장 높은 상임위는 국토교통위(위원장 김민기)로, 1천546건 접수에 618건을 처리해 39.97%를 기록중이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위원장 소병훈)가 38.94%(886건 접수·345건 처리),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36.77%(979건 접수·360건 처리) 등 3개 상임위가 30%를 넘었으며, 환경노동위(위원장 전해철)는 29.36%(1천458건 접수·428건 처리)로 평균을 살짝 넘은 상태다.

이에 비해 보건복지위(위원장 정춘숙)는 25.71%(1천906건 접수·490건 처리)를 기록해 평균에 약간 못치는 상황이고, 1천362건이 접수돼 245건을 처리한 정무위(위원장 백혜련)는 17.99%로 1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김민기·백혜련 높고, 전해철 낮고

6명의 상임위원장 개인의 법률안 처리율도 큰 차이를 보였다.

가장 높은 처리율을 기록중인 위원장은 김민기 국토위원장(용인을)으로, 대표발의 49건 중 15건이 처리돼 30.61%로 나타났다. 이어 백혜련 정무위원장(수원을)이 30.30%(99건 대표발의·30건 처리)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 김민기 위원장보다 처리율이 0.31% 적지만 대표발의 법안은 2배 이상, 처리 법안은 2배 많았다.

소병훈 농해수위원장(광주갑)은 대표발의 법안 71건 중 17건이 처리돼 23.94%를 기록중이며, 무려 131건을 대표발의한 정춘숙 복지위원장(용인병)은 32건이 처리되면서 24.43%을 나타냈다.

윤관석 산자중기위원장(인천 남동을) 17.39%(23건 대표발의·4건 처리), 11건을 대표발의한 전해철 환노위원장(안산 상록갑)은 처리 법률안이 아직 한 건도 없는 것으로 각각 파악됐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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