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대참사] 인천 희생자 3명, 세상을 떠나다

2일 2명도 발인 후 영면, 고려인은 러시아로 운구

“나는 어떻게 살라고, 어떻게, 어떻게….”

1일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은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응어리 진 울음이 떠나지 못했다. 영정사진 속 앳된 생기 가득한 딸의 얼굴을 품에 안고 함께 마지막 길을 따라가던 부모들의 오열이 끊이지 않았다. 고인의 친인척·친구 등은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가슴을 치며 참아왔던 울음을 터트린다. 아버지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한 줌의 재로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연신 고개를 저으며 딸의 마지막 모습을 쫓았다.

지난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 희생자인 A씨(23)는 이날 세상을 등지고 떠났다.

인천지역 이태원 핼러윈 대참사 희생자들이 하나 둘 영원한 잠에 들고 있다. 이날 A씨를 비롯한 인천의 희생자 6명 중 3명이 장례를 마치고 발인 절차를 밟아 인천가족공원, 목포추모공원 등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유족들은 꽃을 피어보지도 못한 희생자들의 마지막 길을 눈물로 배웅했다.

이와 함께 이날 재취업을 준비하던 누구보다 꿈이 많았던 청년 B씨(25)도 발인 절차를 밟았다. 새로운 꿈을 위해 밤낮으로 학원을 다니던 성실한 청년은 이태원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이 밖에도 이날 오후 C씨(25)도 부모님의 고향인 전라남도 목포에서 안식에 들어갔다.

2일에도 인천의 희생자 2명이 세상을 떠난다. 늦둥이 아들과 함께 이태원에 갔다가 변을 당한 D씨(54)는 자녀 3명 등을 남긴채 먼길을 떠난다. 고인은 참사 당일 직장 동료들의 단체 채팅방에 ‘지하철역에서 내렸다’는 마지막 메시지를 끝으로 황망하게 사망했다. 또 같은날에는 E씨(31)도 발인 절차를 밟고 성남영생원에서 이른 생의 막을 내린다.

이 밖에 고려인 희생자인 F씨(25·러시아)는 가족들이 남아있는 러시아 마호드카로의 긴 마지막 여정길에 오른다. 1년반전 부친과 함께 연수구 함박마을에 자리잡은 F씨는 유치원의 영어 강사로 일해왔다. 핼러윈을 맞아 친구와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F씨는 오는 4일 강원도에서 출발하는 페리호를 통해 ‘마음의 고향’인 대한민국을 떠난다.

손정진 너머인천고려인문화원 공동대표는 “정부의 희생자에 대한 장례 지원 덕분에 F씨를 안전하게 운구할 수 있게 됐다”며 “2일 연수구청 앞 분향소에서 F씨의 추모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이태원 핼러윈 대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인천지역 6명을 비롯한 총 156명이다. 또 부상자는 중상 29명, 경상 122명 총 151명이다.

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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