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기관 ‘이스라에이드’서 교육 수료... 1년넘게 세월호 피해 가족 심리 담당 간접적 경험만으로도 충격 이어져... 트라우마 추가 피해 없게 대처 필요
특별 인터뷰 김정선 서초구교육지원센터장
“이태원 참사 관련 영상을 보고 심리적 불안이 느껴진다면, 사건 현장과 자극적 영상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이 가장 좋은 응급 조치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심리치료를 진행했던 김정선 서초구교육지원센터장은 간접적 경험도 커다란 심리적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정선 센터장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이스라엘 민간 구호기관 ‘이스라에이드(IsraAID)’가 내한해 심리치료사와 정신과 의사를 상대로 진행했던 ‘트라우마 예방과 치유를 위한 통합 예술 치료 과정’ 수료자 중 한 명이다. 교육 이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의 심리 치료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번 사태가 국가적 트라우마로 일컬어질 정도로 사회적인 문제인 만큼 무엇보다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며 “심리사회적 안정을 위해 발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가족과 구조 작전에 투입됐던 소방관 및 의료진, 경찰관 등 추가 피해자가 될 우려가 큰 대상들에 대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김 센터장은 “이들은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피해자들을 목격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대표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직군으로 꼽힌다”면서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못하면 플래시백 효과(해당 사건을 자꾸 떠올리는 현상)나 우울증 등으로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사고를 직·간접으로 경험하기 이전에 우울증 등 정신과 병력이 있었을 경우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일반인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으나, 우울증 등을 앓고 있었을 경우 PTSD로 진전이 될 수 있다는 이유다.
김 센터장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사건 영상을 반복적으로 접하는 것 역시 피해자들의 트라우마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알 권리도 중요하지만, 이번 사태처럼 자극적인 재난 등이 발생했을 때는 사건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관료들이 책임 공방을 벌이는 모습에 대해 질책했다. 김 센터장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적재난이었기 때문에 예방할 수도 있었던 문제였지만, 지금은 책임 공방을 벌일 때가 아니다”라면서 “무엇보다 지금은 치료 등 추가 피해자 예방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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