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까지 ‘트라우마’ 호소... 세월호보다 강도높은 공포 우려 마음안심버스 지원 전국 확대
“사람 많은 곳에만 가면 심장이 쿵쾅쿵쾅 해요.”
3일 수원특례시내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김모씨(32)는 이태원 참사 이후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왠지 모르게 불안해진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매일 출퇴근길에 만원 버스를 이용하는데, 두렵기도 하고 숨 쉬는 것도 불편해지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3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이태원 참사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trauma)가 유족과 생존자는 물론 직간접적으로 사건을 접한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파고들었다. 목격자들을 중심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을 호소하는 상담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상의 트라우마로 자리 잡을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당시 안산 단원고 ‘스쿨닥터’로 활동했던 김은지 마음토닥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이번 참사는 바다에서 벌어진 세월호 참사와 다르다. 시내 한복판에서 일어난 일인 만큼 대중이 받아들이는 불안과 공포의 정도가 더 크다”며 “폭탄 테러를 목격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참사 현장을 담은 영상과 사진을 반복적으로 접하는 것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태원 사고 통합심리지원단’을 운영하는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이렇게 큰 사고나 재난이 발생하면 충격적이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뉴스나 영상을 계속 찾아보는 분이 있는데 멈춰야 한다”며 “우선 사안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서울 합동분향소 2곳에 설치했던 ‘마음안심버스’를 전날 대전 등에 추가 배치해 총 6곳으로 늘렸고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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