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5.23원→ 10월 89.88원 주택 열사용료 올해 세차례↑... “에너지바우처 지원 상향 필요”
“벌써 입동(立冬)인데, 전례 없는 열 요금 상승으로 올 겨울을 어떻게 버틸지 걱정됩니다.”
난방·온수요금 등을 일컫는 이른바 ‘열 요금’이 주택용과 업무용 모두 인상되며 경기도내 취약계층과 중소기업에 더 ‘매서운 한파’가 예고되고 있다.
7일 수원특례시 권선구 원룸촌에 사는 장을례씨(82)는 최근 급격히 오른 난방비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 겨울 난방비로 한 달에 적어도 20만원은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두꺼운 내복을 더 오래 껴입기로 했다. 장 씨는 “오래된 집이라 외풍이 심해 난방을 오래 해야 하는데 얼마나 돈이 더 들지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열요금 상승으로 도내 중소기업도 한숨을 짓고 있다. 안산 반월염색단지에 위치한 A섬유염색업체는 섬유 염색 시 스팀을 사용하는데, 이 때 들어가는 ‘온수요금’이 작년보다 30~40% 올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소규모 업체인데도 열요금으로만 올해 월 2천300만원을 지출하는데, 단기간에 요금이 급격히 오르니 단지 내 업체들은 모두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올해 1Mcal(메가칼로리)당 주택용 열 사용요금(난방·온수 사용량을 계량기로 검침해 부과하는 금액)은 지난 4월 66.98원에서 7월 74.49원, 지난달 89.88원으로 상승했다. 이같이 열요금이 오른 것은 지난 2019년 8월 이후 3년 만인데, 열 요금이 한 해 세 차례 오른 것 또한 올해가 처음이다. 열 요금 총 인상률도 4월 2.4%에서 지난 달 18.1%까지 치솟았다.
이에 대해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해 전반적인 열 요금이 인상되는 것은 불가피 한 상황”이라면서 “결국 취약계층과 중소기업 등에 그 피해가 더욱 클 것이다. 에너지바우처 지원금 상향 등을 통해 정부가 더욱 폭넓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취약계층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 바우처의 가구당 지원단가를 17만2천원에서 18만5천원으로 인상했다”며 “향후 에너지 비용 추이를 보고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은진기자·이다빈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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