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기업들 사이서 유행처럼 ESG 번져...환경 생각하고 사회적 문제해결 동참하지만 주주들 간섭에 많은 자본 투입… 포기 사례도명확한 기준없고 대책없이 도입 속도조절 필요
최근 투자자들과 기업 CEO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경영방식이 있는데, 바로 ESG경영이다. 처음 ESG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는 단순한 기업의 선행같은 것인 줄 알았지만, 관련자료를 찾아보니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수치 자료 같은 것이었다.
ESG 경영이란 단순히 돈만 많이 버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생각하고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동참하며 올바르고 투명하게 경영하는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개념이다. ESG는 지난 2000년 영국이 ESG 정보공시 의무제를 도입하면서 개념이 정립됐고, 이후 유엔이 제정한 사회투자원칙에 ESG라는 용어가 반영되면서 확산하기 시작했다.
이런 ESG를 세계적인 트렌드로 만든 기업이 있는데, 바로 블랙록이다. 블랙록은 세계에서 가장 큰 투자회사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20년 블랙록의 CEO인 래리 핑크가 연례 서한을 통해 ESG 경영에 대해 언급하면서 다국적 대기업들이 영향을 받았고 세계적인 경향으로 자리 잡게 됐다.
나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지니는 것은 좋다고 보지만, ESG 경영에는 아직 여러 문제점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ESG를 평가하는 것이 매우 주관적이라는 것이다. ESG를 평가하는 기관은 대표적으로 MSCI와 서스테이널리틱스라는 곳이 있는데, 두 기관이 평가하는 ESG의 상관관계는 50% 정도로 매우 낮다.
두 번째 문제는 주주들의 간섭이다. 기업의 경영은 자유가 보장돼야 하는데 ESG 경영을 도입한 후로 경영진을 구속하고 기업을 너무 꼼꼼하게 관리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기업이 혁신을 일으키려면 그에 걸맞은 경영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 기업을 가장 잘 알고 있고 가장 기업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이 기업의 창업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투자자들을 위한 경영으로 이들의 의견에 휩쓸린다면, 기업은 눈에 보이는 단기적인 이익을 쫓을 수밖에 없고 결국 ESG 경영으로 모은 투자금이 없었던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
ESG 경영의 또 다른 문제는 모든 기업이 동참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대기업은 자본이 많아 미래를 위한 투자 정도로 ESG 경영을 시행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환경 등을 신경쓰다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자본이 들어가 ESG 경영을 포기하는 사례들가 많다. 또 아직 ESG 경영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은 기업도 많다.
ESG 경영의 부흥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코로나 여파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급속도로 많아진 것이 큰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초기에는 주식이 하락세였지만 그 기회를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유입됐고, 수요 증가에 따라 가격도 올랐다. 이후 ESG 경영이 트렌드가 되자 너도나도 ESG 경영을 시작했고 투자자들도 수익을 위해 그곳으로 몰려들었다.
이렇게 가격이 오르게 된 것인데, 이를 마치 기업이 ESG 경영을 하면 수익이 증가하고 투자자들도 늘어 성장한다는 것처럼 보이게 됐고, ESG 경영이 지속가능한 경영이라는 본래의 의미가 과장돼 사람들에게 인식됐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이유로 ESG 경영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지도 않고 기업의 이익에 큰 영향을 끼치는 ESG 경영을 아무런 대책 없이 계속 도입하려고만 한다면 기업들은 이윤 추구라는 본래의 목적을 이행하지 못할 것이다. 사회 질서 유지를 지켜야 할 곳은 정부이지, 기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업의 영향력이 높아지는 만큼 어느 정도의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지만, 기업의 본래 목적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ESG 경영에 동참하는 투자자들이 이 사실을 꼭 명심하고 의사결정을 하길 바란다.
안승호 용인 홍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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