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 새 출발 고양 캐롯, 프로농구 판도 ‘돌풍의 핵’

새 유니폼 입고 7승3패·2위 쾌조…전성현·이정현 맹활약 돋보여

고양캐롯 엠블럼

약체로 평가받았던 프로농구 고양 캐롯이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명장’ 김승기 감독이 이끄는 캐롯은 최근 3연승 포함 정규리그서 7승 3패를 기록, 안양 KGC(8승2패)에 이어 단독 2위에 올라있다.

기존 오리온 구단을 인수해 새롭게 출발한 캐롯의 선전은 예상 밖이다. 전성현을 영입했으나 이대성, 이승현 등 기존 주축 자원들이 각각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전주 KCC로 이적하며 약체로 평가받았다. 김 감독도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아직은 우승을 노릴 선수단 구성이 아니다. 2~3년은 걸릴 것”이라고 밝혔었다.

더욱이 모기업 데이원스포츠가 KBL 가입비 5억원 연기 납부 문제로 개막을 앞두고 리그 출전이 불발될 위기에 놓이는 등 출발부터 어수선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측은 180도 빗나갔다. 김 감독은 KGC에서 사용했던 주요 전술 중 하나인 블리츠 수비를 팀에 이식시켰고, 스틸에 이은 속공 전술이 적중하며 강팀으로 부상했다.

캐롯은 평균 득점 85.9로 10개 구단 중 1위이고, 야투 성공률(53.2%·3위)과 3점 슛 성공률(38%·1위)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특히 경기당 실책은 8.8개로 가장 적어 집중력에서 돋보이고 있다.

돌풍의 중심에는 전성현이 있다. 전성현은 평균 득점 18점으로 국내 선수 중 1위로, 외국인까지 포함해도 워니(SK·23점)와 스펠맨(KGC·20.7%)에 이어 3위다. 장기인 3점 슛은 평균 3.5개로 1위, 자유투 성공률도 92.5%로 가장 높다.

여기에 로슨과 사이먼 두 외국인 선수의 활약도 준수하며 프로 2년 차 이정현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팀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포워드와 빅맨이 부족한 것이 걱정이다. 이종현과 박진철이 있지만 아직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데뷔전을 치른 신인 조재우도 즉시 전력감이 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또한 평균 32.6분을 소화하며 팀을 이끌고 있는 전성현의 대체자가 없는 것도 문제다.

‘신생’ 캐롯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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