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정치인 가족 수행 인물 합격 불공정 제기 기초단체 “1차 서류서 기본 자격 검토 후 진행”
인천 A노인인력개발센터의 센터장 채용이 불공정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16일 인천의 한 기초자치단체에 따르면 인천 A노인인력센터는 지난 10일 센터장 공모 공고를 통해 B씨를 최종 합격자로 발표했다. B씨는 지역 유력 정치인 가족 등을 수행한 인물로 이 지역에서 복사용지와 청소용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해당 기초자치단체는 노인 복지는 물론, 일자리와 관련 없는 B씨를 다른 경쟁자들과 함께 블라인드 면접을 거쳐 최종 선정했다. 면접시 면접관들을 가림막으로 가리는 등 블라인드를 강조한 이유는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해당 기초단체 측 설명이다.
하지만, 면접자들은 무늬만 블라인드 면접이었다고 주장한다. 면접관들은 지역, 나이, 성별, 전 직장 등이 적혀 있지 않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기준으로 면접을 진행하면서 일부 지원자의 전 직장 등을 언급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채용을 진행하면서 A노인인력센터 안팎에선 지역 정치인 선거를 도와준 인물이 낙하산 형식으로 부임할 것이란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결국, 유력 정치인의 지인인 B씨가 최종 합격자로 선정되면서 이 같은 의혹이 더욱 짙어지는 분위기다.
한 면접자는 “7명의 면접관들이 서로 보지 못하게 가림막을 했을 뿐 면접자에 대한 블라인드 면접은 아니었다”며 “면접관끼리 서로 누구인지 볼 수 없게 했을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면접자는 “블라인드 면접이라면 지역, 나이, 성별, 전 직장 등에 대한 언급없이 노인인력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하는 자리였어야 했지 않느냐”며 “한 면접관은 전 직업이 무엇인지 알고 ‘전에 ㅇㅇ장으로 근무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말그대로 무늬만 블라인드 면접”이라며 “당초 센터 안팎에선 보은인사 자리라는 말이 돌았는데 실제 유력 정치인 지인을 최종 선정하는 걸 보니 기분이 씁쓸했다”고 토로했다.
김송원 인천 경실련 사무처장은 “블라인드 면접의 기본 절차나 취지 자체가 훼손됐다”며 “특정인을 뽑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를 밟았다는 의혹이 들기에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당 기초단체 관계자는 “1차 서류를 통해 기본적인 자격을 검토했다”며 “면접은 면접자가 준비한 자료를 가지고 2차례 진행해 합격여부를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민수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