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 서창동에 거주하는 여고생 수백명이 인근에 여자고등학교가 없어 멀리 떨어진 논현·부평까지 원정 등교를 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역 안팎에선 남고인 도림고를 남녀공학으로 전환, 서창동 여중생들이 타 지역의 고교로 배정받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도림고 1학년생 278명 중 같은 동에 있는 만월중학교와 서창중학교에서 입학한 학생은 각각 91명, 87명으로 모두 178명이다. 도림고가 남고여서 이들은 모두 남학생이다.
반면 만월·서창중 여학생들은 모두 시내버스로 30분 이상 걸리는 논현이나 부평지역의 여고 등을 다니고 있다. 인근에 여학생이 갈 수 있는 고등학교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서창동은 올해 초등학교 졸업생 609명, 내년 694명, 2024년 801명, 2025년 814명 등 학생 수가 해마다 늘어나 최소 2024년까지는 서창동 고교에 추가 학급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지역 안팎에선 도림고에 일반교실 20실을 증축해 남녀공학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생 정원을 늘려 여학생을 수용하고, 과밀학급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민수 인천시의원(국민의힘·남동5)은 “현재 도림고에는 수평 증축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며 “학교 신축이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남녀공학 전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시교육청은 남녀공학 전환은 신중히 접근해야 할 문제라며 소극적인 입장이다. 대학진학과도 밀접해 학업성적 불리함에 따른 민원, 이성문제가 있고 도림고 학부모 등의 의견도 모아야 한다는게 이유다.
그러나 학생 대상 성범죄 등은 중학교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등 이성문제가 심각하지 않은데다, 도림고 학부모의 의견보다는 만월·서창중 학부모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신축보다 증축이 효과적이라는 데에는 동의한다”며 “협의체 구성을 통한 의견수렴 등 충분한 사전 타당성 확보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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