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판문점 견학지원센터

6·25전쟁의 휴전회담 장소는 원래는 개성 북쪽 내봉장(來鳳莊)이었다. 이를 바꾸게 만든 동인(動因)은 북한군의 무력시위였다.

▶판문점(板門店)은 그렇게 질곡(桎梏)의 현대사 무대에 데뷔했다. 그리고 휴전협정 이후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곳으로 이어졌다. 우리에게는 서글픈 현실이었지만, 이방인들에게는 동물원 구경처럼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이를 위해 설치된 기구가 판문점 견학지원센터다.

▶최근 해당 시설의 권한 이관을 놓고 경기도와 파주시의 물밑접촉이 치열(경기일보 11월3일자 10면)하다. 평화·안보관광 인프라 구축 완성을 위해선 판문점 견학지원센터 권한 확보가 필수적이어서다. 앞서 파주시는 2020년 판문점 등 비무장지대(DMZ) 일원 미등록 토지에 대한 주소도 ‘파주시 진서면 선적리’로 복구했다. 67년 만이었다.

▶경기도의 명분도 DMZ 일원에 대한 평화안보관광 인프라 구축이다. 해당 시설의 관리는 통일부로 일원화됐었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및 9·19군사합의 후속조치로 2020년 상반기부터 국내외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 이전에는 국가정보원 및 통일부, 국방부 등의 소관이었다.

▶파주시는 이와 관련해 늘 경기도에 앞서 있었다. 민통선 북쪽 제3땅굴 등을 운영하면서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통일부에 권한 이관을 요청해와서다. 최근에는 통일부 담당자를 직접 만나 이를 다시 적극적으로 건의한 바 있다.

▶판문점을 포함한 DMZ 관광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지는 이미 10년이 지났다. 관광객도 코로나19 이전에는 해마다 국내외에서 800만~1천만명이 방문하고 있다. 판문점 견학지원센터 권한 이관은 그 흐름의 한복판에 있다. 권한이 어디로 귀속되든, 판문점은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서사(敍事)다. 그 처절한 아픔을 늠름함으로 바꿔야 할 자산(資産)이어서 더욱 그렇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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