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해 5도 주민 80% 등유 보일러, 난방비 시름 ‘난방 안하고 버텨’

도시가스 시설 구축 시급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은 어떻게든 온수를 안 쓰고 냉수로만 버티고 있습니다”

한파 예보 속 고유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도시가스가 없는 인천 옹진군 서해 5도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군에 따르면 백령·연평 등 주민 1만1천300가구 중 9천가구(79.6%)는 등유 보일러로 난방을 하고 있다. 섬 지역이다 보니 아직 도시가스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실내 등유의 경우 열량 단위인 메가줄(MJ)당 단가가 26원으로, 19원인 액화석유가스(LPG) 단가보다 20∼30%나 비싸다.

군은 비용이 저렴한 LPG 시설을 순차적으로 구축하고 있지만 이달 현재 LPG 사용 주민은 2천300여가구(20.9%)에 불과하다.

특히 섬은 연료 운송 비용이 따로 드는 지역적 특성상 기름 값이 육지보다 비싸다. 이날 기준 연평도 유일한 주유소의 실내 등유 판매 가격은 1ℓ당 1천650원으로, 인천 평균보다 50원 높다.

여기에 최근 고유가로 인해 섬 지역 주민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주유소 관계자는 “지난 겨울 24만원이던 등유의 1드럼(200ℓ) 당 가격이 올해 33만원으로 30% 가까이 올랐다”고 말했다.

최경일 연평도 중부리 이장은 “겨울을 따뜻하게 나려면 적어도 1개월에 등유 1드럼은 쓰는데, 유가가 올라 주민 부담이 커졌다”며 “LPG 시설이 하루 빨리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매년 순차적으로 LPG 보급을 늘려 2026년까지 60% 넘는 가구에 LPG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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