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사회서비스원 ‘공공돌봄’ 새바람] 복지 사각지대 ‘촘촘한 돌봄’… 시민의 ‘든든한 친구’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의 부평·강화종합재가센터 소속 요양보호사들이 돌봄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기 위한 원예 치료를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사서원 제공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이 지역 내 공공영역에서 돌봄을 중심으로 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 문을 연 인천사서원은 현재 노인·장애인·아동 관련 11개 시설과 5개 사업을 맡고 있다.

인천사서원은 공공돌봄 기관인 만큼 직접 서비스 제공은 필수다. 현재 부평과 강화 등 2곳의 종합재가센터가 그 역할을 한다. 인천사서원이 직접 고용한 요양보호사들이 틈새돌봄서비스, 이동지원서비스 등 종전 제도로는 지원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천사서원은 민간 시설과 함께 하는 방법도 찾고 있다. ‘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 캠페인, ‘함께 성장하는 이로운 컨설팅’ 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인천사서원은 시나브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기관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황흥구 인천사서원장은 “우리가 할 역할이 무엇이고, 어떤 활동을 해야 시민들이 지금보다 나은 인천에서 살아갈 수 있을지 늘 고민하는 자세로 귀 기울이겠다”고 했다.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의 부평종합재가센터 소속의 한 요양보호사가 지역 내 어르신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천사서원 제공

■ 우리 동네 보이지 않는 사람들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작은 빌라에서 혼자 사는 A씨(75). 수년 전 뇌경색으로 파킨슨병을 앓기 시작하면서부터 언어 소통은 물론이고 작은 방 안에서 화장실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다. 인근에 사는 친척이 자주 찾아와 A씨의 안부를 살피고 통원 치료를 도왔지만, 그도 돌봐야 하는 다른 가족이 있기에 간병을 전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던 중 노인장기요양등급 신청 차 들른 주민센터에서 인천사서원의 부평종합재가센터를 소개받았다. 구세주 같았다. 등급이 나오기 전까지 틈새돌봄을 이용해 통원치료가 가능하고 등급이 나오면 요양보호사가 가사 간병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다.

A씨는 지난 7월부터 부평센터의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아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가사 활동도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A씨는 말벗이 생겼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기쁘다. 찾아오는 친척 외에 혼자 시간을 보내야 했던 A씨는 부평센터에서 서비스를 받은 이후 말이 조금 늘어가고 있다.

A씨는 “파킨슨병으로 다 알아듣는 데도 말하기가 어려워 대화를 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말동무가 생기니 우울했던 마음이 사그라든다”고 했다. 이어 “병원도 함께 가주고 밥도 챙겨주니 고맙다. 천천히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은 해보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 종합재가센터, 돌봄을 전한다

인천사서원은 인천지역 내 도움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에게 돌봄을 전하고 있다. 현재 인천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율이 타 지역보다 높은 편이다. 전국 17개 시·도 중 4번째로 그 비율이 2020년 현재 6.7%에 이른다. 경기도 17.8%, 서울 17.3%, 부산 9.2%에 비해 높지 않으나 기초연금 수급자 비율만 놓고 본다면 71.2%로 특·광역시 중 가장 높다.

인천사서원이 부평·강화에서 직접 운영하는 종합재가센터는 복지사각지대 최소화를 목표로 한다. 장기기요양등급에 따른 노인 돌봄 서비스는 물론이고 가사간병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부평센터는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도 제공한다. 올해 부평·강화센터에서 서비스를 받은 이들은 중복 인원 포함 모두 218명이다. 서비스 제공 횟수만 3천회 이상이고 시간으로 따지면 8천 시간이 넘는다.

특히 틈새돌봄서비스는 인기 서비스다. 공공이 운영하는 복지서비스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대상이다. 갑작스러운 돌봄 공백으로 기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울 때 일시적으로 이용 가능하다. 올해 2~5월 이를 이용한 이들은 중복 포함 모두 618명으로 3천511일 간 총 5천773시간 서비스를 제공받았다.

이동지원서비스 역시 반응이 좋다. 부평구와 손잡고 진행한 ‘따뜻한 동행-이동지원사업’은 부평구에 주소를 둔 기초생활수급자, 법정차상위가정, 중위소득 140% 이하 가구 중 주민등록상 혹은 실질 거주가 1인인 가구가 대상이다. 혼자 살지 않아도 장애나 질병, 고령 등을 이유로 이동을 도울 가구원이 없다면 이용 가능하다.

다만 종합재가센터로 공공돌봄이 시민들에게 한층 가까워졌지만 서비스가 필요한 인구를 고려한다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이에 인천시는 해마다 재가센터 수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내년에는 중·동·미추홀구 1권역과 연수·남동구 2권역 등 2개로 나누고 종합재가센터를 각각 1곳씩 설치한다.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이들에게는 방문요양서비스를, 장기요양수급자가 아닌 65세 이상 노인에게는 노인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65세 미만 기초수급자와 차상위는 가사간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도 이어간다. 2024년에는 계양·서구 권역에 1곳을 추가할 예정이다.

인천사서원과 시는 지난 9월 재가센터 소속 요양보호사들의 고용 형태를 ‘시간제 정규직’에서 ‘전일제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하루 8시간, 주 40시간을 원칙으로 한다. 이렇게 안정적인 일자리는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작이다.

■ 민간과 상생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누구나 언제든 원하는 복지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공공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인천사서원의 또 다른 임무는 민간을 지원하며 이미 우리 사회에서 작동하는 여러 복지서비스를 발굴하고 연결하는 역할이다.

최근 인천사서원이 마련한 연속토론회‘인천시민의 미래, 돌봄을 말하다’에서 토론자들은 사서원의 역할을 ‘큰 우산’으로 정의했다. 보편적 사회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한 상호협력과 소통의 거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민간이 수행하는 여러 사회서비스를 발굴, 연결하고 소규모 사업을 조합해 규모화, 고도화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인천사서원은 민·관 협력의 시작으로 내년 지역사회에서 누구보다 가까이 주민들을 만나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민선 8기 복지정책인 ‘시민안심제도’ 정착에 힘을 싣는다. 군·구는 물론이고 읍면동 협의체 위원들이 지역사회의 위기 가구와 복지 자원을 발굴하는 데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문 교육에 나선다.

이 외에도 올해 처음 민간시설 지원사업으로 방역 소독 사업을 시작했고 인천사서원 개원 이후 해마다 ‘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 캠페인’으로 소방전기 안전점검을 실시해 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여 곳이 안전점검을 받았다.

‘함께 성장하는 이로운 컨설팅’은 전문가가 직접 시설로 찾아가 세무·회계, 노무, 홍보 등을 상담한다. 시설을 운영하면서 겪는 올해는 모두 99곳이 참여했다.


인터뷰 황흥구 인천시사회서비스원장 “화합과 소통의 리더십 펼치겠다”

황흥구 인천시사회서비스원장. 인천사서원 제공

“지나고 보니 인연이었나 봅니다.”

황흥구 인천시사회서비스원장은 “지난 2017년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 있을 때 인천 복지를 연구하고 복지시설을 체계적으로 맡아 운영할 기관이 필요하다는 데 앞장서 조례 제정에 힘썼다”며 이 같이 밝혔다. 황 원장은 지난 11월2일 취임했다.

황 원장과 인천사서원의 인연은 더 거슬러 30여 년 전에 닿는다. 인천시 부녀아동과에서 사회복지시설의 업무담당, 그리고 부평구에서 사회복지계장으로 일한 경험도 있다. 당시는 사회복지가 이렇게 광범위하고 다양하지 않던 때다.

황 원장은 “당시 1세대 사회복지시설 원장들과 자주 만났던 기억이 있다”며 “그때와 지금의 사회복지는 개념도 예산도 엄청나게 달라졌다. 이에 부응해 사회복지를 발전시켜 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황 원장은 40여 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취득하고 지난 2014~2018년 시의회 문복위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행정의 달인으로 꼽힌다. 쌓인 세월만큼 경험도 다양하다. 여러 부서를 두루 경험했으니 그 내공은 웬만한 현직 공무원 못지않다. 더욱이 인천복지재단 설립 과정을 함께 했기에 인천사서원에 거는 기대도 크다.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명확하게 알고 있다.

황 원장은 “우리는 인천시 사회복지 중추 기관으로 출범했다. 복지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에 이렇게 중책을 맡았으니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소속 시설을 방문하면서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현장에서 우리 인천 복지 발전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피땀 흘리는지 보고 들었다. 그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오랜 경험을 최대한 활용해 조직 안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생 조직이다 보니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다. 어려움은 극복하고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하며 화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펼쳐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시민들의 손발로써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기관으로 다가가겠다”고 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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