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거북섬의 의미 있는 변신

섬은 주위가 수역(水域)으로 둘러싸인 육지의 일부다. 국어사전의 풀이다. 그런데 육지 끄트머리에 붙어 있어도 섬일까. 시흥의 거북섬 얘기다.

▶정왕동 육지에서 시화호 방향으로 툭 튀어나와 있다. 옛 행정지명으로는 정왕동 2726번지로 시화호 북쪽이다. 넓이는 110만7천㎡ 정도다. 바다를 막아 간척지를 조성하면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졌다. 시흥시의 마스코트가 거북이어서 그렇게 불리고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꼭 거북이 엎드려 있는 모양새다.

▶거북은 바다에 서식한다. 하지만 어류는 아니다. 파충류에 속한다. 몸은 단단한 등딱지 안에 갇혀 있다. 척추 신경인 배갑(背甲)이 연결돼 겉으로는 상자 같은 인상을 준다. ‘능청’과 ‘부지런’ 등이 이 녀석의 키워드다. 동서고금을 통해 그런 뉘앙스로 읽혀 왔다.

▶전국에는 시흥을 제외하고 거북섬이 모두 5곳이다. 부산 서구, 전남 여수시와 신안군 및 고흥군, 경남 사천시.... 부산과 경상도, 전라도 등 남녘에 거북섬들이 산재해 있다. 숫자상으로는 단연코 1위다. 물론 지명도 거북을 닮아 그렇게 지어졌겠다.

▶다시 시흥의 거북섬으로 돌아가 보자. 이곳을 에워싸고 주변에 시화멀티테크노밸리가 조성된다. 첨단·벤처업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유통 등의 지원 기능과 관광·휴양·여가 기능이 조화된 미래지향적인 첨단복합단지다. 제2외곽순환도로가 개통되면 인천항, 인천국제공항 등으로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개발이익은 시화지역 환경개선 사업비로 활용된다.

▶시흥시는 해양수산부와 함께 거북섬에서 해양레저관광거점 조성사업에 착수했다. 총사업비로 370억원이 들어간다. 2024년까지 90선석의 계류시설과 연장 300m가량의 경관 브리지, 3층 규모의 클럽하우스를 갖춘 마리나 항만시설 등도 구축된다. 해양생태과학관과 아쿠아 펫랜드 등도 들어선다. 거북섬의 변신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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