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연말’ 유통가·식당가 희비 교차

집콕족·홈파티족 겨냥한 와인·스테이크 등 ‘인기몰이’
고물가에 외식 자제… 고깃집 등 ‘연말특수’ 실종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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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연말. 연합뉴스

경기침체와 고물가 등 여파로 올해도 ‘조용한 연말’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도 유통업계와 외식업계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22일 통계청의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는 작년 같은 달 대비 8.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도 109.10으로 1년 전보다 5.0% 오르며 네 달 연속 5%대 상승률을 보여 같은 달 기준으로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물가 오름폭이 둔화돼 물가 상승은 한 풀 꺾인 모양새지만, 상당기간 5% 내외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연말연시에도 외부로 나가 ‘소비’하기 보단 집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조용한 연말’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정보통신업체 SK커뮤니케이션즈가 최근 성인남녀 3천13명을 대상으로 연말계획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천899명(63%)가 ‘집에서 머물겠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조용한 연말’ 분위기에 유통업계는 반색하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집콕족’, ‘홈파티족’을 겨냥해 와인이나 스테이크 등 다양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쏟아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와인앤리커 페스티벌’ 행사를 열어 연말 홈파티 수요를 공략하고 있고, 홈플러스의 경우 농협안심한우 전 품목을 행사 카드 결제 시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등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달리 외식업계 등 경기지역 소상공인들은 타격이 우려된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물가가 오르고 경기침체에 접어들면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줄이기 시작하는 것은 외식 관련 지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5일까지 전국 음식점 등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중 68.6%가 올해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에서 삼겹살 가게를 운영하는 김형오씨(52) 역시 올해 연말 만큼은 예년과 달리 ‘연말 특수’를 기대했으나, 그 꿈은 물거품이 돼 버렸다. 그는 “손님들 발길이 아예 끊긴 것은 아니지만 이마저도 9시만 넘으면 한산해진다”며 “더욱이 연말이라 단체손님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조차도 하루에 한 팀 받으면 많이 받는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와 관련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특히 외식업 소상공인에게 그동안 단체 손님의 경우 ‘효자’ 노릇을 해왔지만 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매출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며 “올 연말 뿐만 아니라 연초를 시작으로 내년까지도 외식업계 불황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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