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야심작 '경기도 배달특급'에 먹구름

낮은 수수료·지역화폐 할인 혜택... 내년부터 줄어들어 이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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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의 중개수수료 인상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수수료 인상시 앱 이용건수 급감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수원특례시내 한 음식점에 붙은 배달특급 스티커. 김시범기자

 

민선 7기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활성화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31일 도와 경기도주식회사 등에 따르면 ‘배달특급’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음식 배달 시장이 커진 상황에서 이재명 전 지사가 민간 배달앱의 독과점 폐해를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소상공인의 고액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고, 소비자에겐 지역화폐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소상공인-도민 간 상생이 목적이다. 

 

도는 공공배달앱을 출시한 2020년에 21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이후 2021년 137억원, 올해 80억원의 예산을 들였다. 내년도 예산은 71억원이다.

 

현재 배달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중개수수료는 6.8%, 카드수수료 3.3% 또는 광고비 월 8만원, 요기요는 12.5%, 쿠팡이츠는 9.8%(일반형 기준)인 반면 공공배달앱은 1~2% 수준을 유지하면서 시장을 장악한 민간 배달앱과 경쟁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3분기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를 보면 공공배달앱을 이용하는 업체들의 공공배달앱 사용 이유로 ‘광고비, 수수료 등의 부담이 낮아서’ 66.88%, 그 다음으로 ‘지역화폐사용’(30.63%) 등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에서 배달특급 가입자는 지난 11월 말 기준 누적 거래액 2천200억원, 누적 회원수 75만명을 돌파하는 등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배달특급 이용 활성화의 주요 이유였던 민간배달앱보다 낮은 수수료, 지역화폐 사용 시 결제금액 할인 혜택이 내년부터 쉽지 않게 되면서 가입자의 앱 이용 건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배달특급 이용자들은 그동안 지역화폐를 사용, 5~10% 할인된 금액으로 결제해왔지만 내년도 정부 예산에 지역화폐 국비지원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면서 도와 시·군 재정 상황에 따라 이용 건수가 줄어들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실제로 지역화폐 발행액을 줄인 인천의 경우, 공공배달앱 주문이 줄어든 현상이 나타났다. 인천 서구의 공공배달앱 월평균 주문 건수는 올해 5~6월 사이 8만여건이었으나 7월로 접어들면서 7만여건으로 감소했다. 이후 지난 11월에는 4만여건으로 이용률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이 기간은 인천시가 지역화폐인 ‘인천이음’ 할인율을 줄인 기간과 겹친다.

 

특히 매년 수십억원의 예산투입에 부담을 느낀 도는 2024년부터 수수료 인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구체적인 내부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비상 경제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 말 정도에 중개수수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의회와 논의할 예정이며, 인상 시기나 인상 폭은 정해진 것이 아직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공배달앱 사업 운영에 있어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처지에서는 낮은 중개 수수료율과 지역화폐 결제 시 할인이 일종의 혜택으로 느끼고 사용했던 건데 그런 장점이 축소되면 이용률은 떨어질 것”이라며 “공공배달앱의 기본적인 운영과 방향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폐지하는 것도 포함해 근본적인 고민을 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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