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학연 아닌 자질로 인선”
민선 8기 경기도정에 ‘덕출이(덕수상고 출신)’의 입성이 두드러진다.
'덕출이'는 금융권에서 덕수상고(현 덕수고) 출신들이 스스로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이들이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지근거리에 잇따라 배치되고 있다.
9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지사는 지난달 2일 조원용 전 효성그룹 전무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임명했다. 조 사장은 아시아나 항공 재직 경력 등을 인정받아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은 덕수상고 64회 졸업생으로, 김 지사(63회)의 1년 후배다. 특히 조 사장은 지난해 6·1 지방선거 당시 김동연 지사 측에 개인 자격으로 500만 원을 후원했었다.
민선 8기 들어 신설된 행정수석(2급 상당)에는 지난해 11월 이성 전 구로구청장이 깜짝 임명됐다. 이 수석도 64회 졸업생으로 조 사장과 동기다. 이 수석은 서울시, 청와대 등을 거친 관료 출신으로 구로구청장 3선에 성공, 정무 감각도 갖췄다는 점 등이 인선 배경이었다. 현재 도의 주요 정책 기획과 조정에 대한 보좌를 맡고 있다.
지난 3일 발표된 경기주택도시공사 고위직 인사에서도 덕수상고 출신(66회)이 포함됐다. 주인공은 경영기획본부장(임원급)에 임명된 김병효 전 신한은행 인천본부장이다. 3기 신도시 본격 추진을 앞두고 막대한 재원 조달이 필요한 점을 고려, 금융계통 전문가를 영입했다는 분석이다.
또 경기신용보증재단 상임감사에는 덕수상고(69회) 출신으로 시중은행 부행장을 지낸 A씨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석인 경기도주식회사 상임이사에도 시중은행 고위직 출신 B씨(덕수상고 66회)가 선임될 예정이다. B씨는 내주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임명될 예정이다.
앞으로 산하 공공기관 임원 등 고위간부에 덕수상고 졸업생들이 추가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과정에서 김 지사 주변에서 덕수상고 출신의 활동이 적지 않았다.
김 지사는 취임 후 공개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원칙, 일방적 측근 보은 인사 배제를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김 지사 동문의 줄잇는 도정 참여를 놓고 지역 정치권을 비롯해 도 안팎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제기될 수도 있다.
전임 도지사들도 정치적 인연이나 관계, 외부 추천 등을 통해 정무직 및 공공기관 고위직을 임명했지만 민선 8기처럼 도지사 고교 동문 출신이 눈에 띄게 드러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어디 학교 출신이라는 이유가 선발의 배경이 되었다면 그분들이 그 자리에 갈 수 없었을 것"이라며 “학연이 아닌 맡게 될 업무에 대해 갖고 있는 자질, 역량을 바탕으로 인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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