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이 없는 문화재는 문화재라 할 수 없습니다. 양주별산대놀이 탈도 원형의 고증 없이 재현한 것입니다.”
지난해 양주별산대놀이를 포함한 한국의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지만 정작 탈의 원형이 보존돼 있는 것은 드물다.
고미술품 수집가로 유명한 김진우씨(64). 그의 수집품에서 양주별산대놀이 눈껌벅이탈 원형을 볼 수 있었다.
양주시 남면 신산리 자택과 두곡리 창고에는 도자기, 민화, 석물, 고가구, 청동, 토기 등 김씨가 30년 넘게 수집한 우리나라 고미술품이 가득하다.
김씨는 어려서부터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내겐 수집벽이 있다. 사료적 가치가 있는 고미술품을 한번 보면 무조건 가져와야 한다는 생각뿐”이라며 고미술품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고미술품은 개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단 몇 점이라도 사료적 가치가 있어야 하고 아름답고 예술적이어야 한다”며 “어렵사리 모은 민화는 물론 도자기, 목판 등 호랑이 관련 자료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호랑이 고미술품 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호랑이 고미술품을 설명하는 그의 눈이 빛을 발한다.
그는 “전국에 나만큼 호랑이 고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수집가는 없을 겁니다. 도자기면 도자기, 그림이면 그림 어느 하나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박물관장이나 문화재위원들이 저에게 오는 이유는 그 자료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미술품은 보존도 어렵고 구입하기는 더더욱 힘들다. 그래서 요즘 페이스북에 유물 설명도 할 겸 글을 올리고 있다. 벌써 400여점을 올렸다. 이를 본 많은 사람이 전시회 대여나 도록 등에 수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는 “호랑이와 도깨비를 콘셉트로 많은 고미술품을 모은 것이 잘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한다.
모나리자 그림 한 점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미술관을 찾아오듯 호랑이, 도깨비를 주제로 컬렉션을 만들어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자신이 수집한 고미술품을 사장시키고 있다는 아쉬움에 서울 강남 아파트까지 팔아 박물관 부지를 마련했지만 아직 착공하지는 못하고 있다.
김씨는 “열심히 우리 것을 찾아 수집을 했으니 이제는 전시관이나 박물관을 만들어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고 우리에게도 훌륭한 문화가 있었구나 느끼게 하고 싶은데 여건이 안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 박물관 등 몇 군데 빼고는 한수 이북에 제대로 된 고미술품과 관련된 박물관이 없다”며 “양주에 (호랑이) 테마가 있는 고미술품 박물관을 지어 많은 사람에게 우리 고미술품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널리 알리고 싶다”며 새해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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