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시설 全無 물부족 ‘심각’... 물 받아 식수 사용 주민 불편 사업소 “예산 문제로 잠시 보류... 물차 공급 확대, 불편 최소화”
“물이 부족해서 씻기는커녕 변기 물도 못 내려요. 요즘 시대에 이게 말이 됩니까?”
6일 오전 6시께 인천 중구 무의동 개안마을의 한 주택. 화장실 세면대 수전에선 물줄기가 나오지 않고 화장실 변기 물도 다시 차오르지 않는다. 주방에도 물이 나오지 않아 미리 받아놓은 물로 쌀을 씻는다. 물이 나오지 않다 보니 온수로 씻는 것도 만만치 않다. 저녁시간에는 받아놓은 물을 끓인 뒤, 찬물과 섞어서 사용해야 한다. 이 같은 불편은 매일 늦은 밤부터 아침을 준비하는 이른 새벽시간까지 반복, 주민들에겐 일상이다.
주민 장동준씨(55)는 “늦은 저녁시간마다 물이 끊겨 다음날 아침까지 물이 채워지기를 기다려야 한다”며 “요즘같은 세상에 화장실 물도 못내리고, 샤워도 마음대로 못하고 살아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개안마을에서 1.5㎞ 가량 떨어진 하나개해수욕장도 물이 부족하긴 마찬가지. 지하수가 자주 고갈하다보니 최근에는 지하수에 바닷물까지 유입, 수도꼭지를 열면 염분이 높은 물이 나온다. 이 때문에 해수욕장 관리사무소에 있는 냄비와 식기류 대부분은 녹이 슬어 있다. 이 곳에서 만난 이기준씨(55)는 “요즘 캠핑 등으로 많은 관광객이 오는데, 수돗물이 안들어오니 다들 불편해 한다”고 했다.
무의도 일부 지역에 상수도가 들어오지 않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들은 임시방편으로 큰 물탱크에 물을 받아놓은 뒤 사용하고 있지만, 수시로 물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물 사용량이 많은 여름이나 물이 어는 겨울철에는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중부수도사업소에 따르면 이 곳 무의동 일대에서 사용하는 물은 무의동 산 171의44, 무의동 50의 18, 소무의도 등 3곳의 물탱크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도사업소는 200여가구 주민들이 사용할 생활용수 등을 공급하기 위해 해마다 1억9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매일 물탱크 1개당 80~100t의 물을 채우고 있다. 수도사업소는 최근 추위가 이어지면서 물 사용량이 증가해 물탱크에 물이 떨어질 것을 대비, 1ℓ짜리 생수 4천200개를 주민들에게 공급하기도 했다.
이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은 상수관이 개별 가구로 연결이 이뤄지지 않아서다. 수도사업소는 지난 2021년 7월 하나개삼거리에서 무의동 120의1 일대에 이르는 무의도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상수도 기반시설을 매설했다. 그러나 물탱크에서 300m 떨어진 곳에서 멈춰서 있다. 수도사업소는 이 곳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도로 건설 예정지라는 이유로 수년째 상수관 연결 공사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유 경기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상수도 등 기반시설의 설치·관리는 공공기관의 의무”라며 “수돗물은 주민의 생활에 가장 밀접한 것인 만큼, 빨리 상수관 연결 공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자칫 도로 개설과 상수관 매설 공사가 겹쳐 예산이 이중으로 들까봐 미뤄둔 것”이라며 “물이 부족해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물차 운반 횟수를 늘리는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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