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비해 전기료 50% 더 나와” 카페 사장님 절망과 분노 교차 화훼농가도 ‘눈덩이 난방비’ 한숨... 중소기업 생산비 올라 ‘발 동동’
“지난 달과 비교하면 전기요금이 50%나 올랐습니다. 가뜩이나 장사도 힘든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란 말입니까”
전기요금,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의 1월 인상분이 반영된 ‘폭탄 고지서’가 속속 배달되는 가운데, 이를 받아 든 경기도내 자영업자와 기업 등에선 ‘비명소리’가 터져 나오는 모습이다.
수원특례시 장안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동우씨(34)는 최근 1월 전기요금이 반영된 고지서를 받고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작년 12월과 비교해 지난달 전기요금이 10만원이나 넘게 오른 탓이다. 그는 전기료를 아끼려 난방기 2대 중 1대만 가동하고 손님이 없으면 아예 끄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12월 사용량이 100이라고 하면, 지난 달에는 60~65로 줄였는데도 요금은 50%나 더 나와 죽을 맛”이라고 털어놨다.
일산에서 화훼재배업에 종사하는 박영현씨(42·가명)의 가게도 올해 처음으로 난방비가 100만원을 넘겼다. 매달 80만원대를 유지하던 난방비가 지난달 2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특히 화훼농가는 열풍기 등으로 1년 내내 20도를 유지해야 해 전기요금 변동에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이다. 그는 “체감 상 난방비가 30%는 넘게 오른 느낌이다. 물가는 급등해 꽃 소비는 줄어들고, 난방비나 자잿값 등 다른 요금은 오르기만 하니 가게 운영이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은 1년 전과 비교해 kWh(킬로와트시)당 32.4원 인상됐다. 이 같은 전기요금 인상은 가정용은 물론 자영업자들이 사용하는 일반용 전기에도 똑같이 적용됐다. 특히 작년 한 해 동안 인상된 전기요금이 19.3원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 인상 폭은 가파른 수준이다. 전기·가스·수도 등을 합친 공공요금 인상폭은 1년 전보다 28.3% 급등했는데,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였다.
이 같은 공공요금 상승은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화성에서 열처리 업체를 운영하는 이상호씨(59)도 이번 달 생산비가 최대 15% 이상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는 “저녁 시간대에 생산을 하려고도 해봤지만, 그렇게 되면 야간에도 추가로 구해야 하는 인건비가 부담이라 이조차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309개 제조업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에너지비용 부담 현황조사’ 결과, 현재의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해 ‘부담이 된다’는 응답은 94.9%에 달했다. 이 중 ‘매우 부담’으로 응답한 기업이 절반 이상(50.2%)였다.
공공기관들도 이 같은 공공요금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도내에서 창업활동을 지원하는 한 기관의 경우 대학생 등 창업가들이 창업 아이템인 조명을 반드시 밤에만 실험해야 해 전기요금 인상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해당 기관 관계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는 등 일반적인 근무 시간이라면 ‘자제하라’고 독려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도 않기 때문에 공공요금 인상은 고스란히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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