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카드 가맹점 ‘편의점 편중’... “식사 선택권 보장 받도록 해야”
인천지역 아동급식카드 가맹점의 편의점 쏠림 현상으로 인천의 결식아동 절반 이상이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인천시가 지난해 인천지역 결식아동들의 아동급식카드 결제 내역을 분석한 결과, 총 결제 금액 94억원 중 53억원(56.4%)이 편의점에서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인천의 아동급식카드 가맹점이 편의점에 몰려 있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인천의 아동급식카드 가맹점 총 4천289곳 중 편의점이 2천908곳(67.8%)에 달하며, 일반식당은 1천26곳(23.9%), 제과점 321곳(7.5%), 마트 34곳(0.8%)이다.
특히 아동급식카드를 사용하는 아동들이 가맹점을 찾기 어려운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인터넷을 이용해 검색하지 않으면 식당의 위치 등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는데다 그 수도 적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결식아동들이 눈에 잘 띄는 편의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부평구 십정동의 한 편의점에서 근무 중인 아르바이트생 김유진씨(24)는 “아동급식카드로 김밥이나 도시락을 구입해 식사하는 아이들이 많다”며 “일주일에 3번은 같은 아이가 오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인천시가 결식아동들이 식사 선택권을 보장받도록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와 경기도의 경우 은행들과 연계해 주점 등 아동급식이 부적합한 곳을 제외하면 일반 카드를 쓸 수 있는 모든 곳에서 아동급식 카드 사용이 가능하다. 이 경우 아동들이 별도의 가맹점을 찾지 않더라도 카드 결제가 가능한 식당이라면 어디서든 아동급식카드를 쓸 수 있어 선택권이 넓어진다.
노혜련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이들에게 카드를 주고 스스로 음식을 찾아먹도록 하지 말고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아이들이 사회적 낙인감이 들지 않도록 선택권을 넓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며 “군·구와 협의해 아이들이 가맹점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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