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전통시장자금’ 받기위해... 신용평점 744점 이하 만들기 꼼수 소진공 직접대출 당초 취지 악용... 온라인 커뮤니티 버젓이 비법 공유
최근 저신용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출 신청을 앞두고 일시적인 저신용자로 탈바꿈하는 ‘꼼수’들이 난무하면서 정책자금 본래의 취지가 변색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사업 중 하나인 ‘소상공인∙전통시장자금’은 업력 90일 이상, 저신용(신용평점 744점 이하) 소상공인에게 5년간 연 2%의 고정금리로 최대 3천만원을 대출해주는 사업이다. 소진공에서 직접대출로 진행하기 때문에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일명 ‘직대’로 불린다.
이 직대는 낮은 금리·높은 한도 등이 특징으로, 시중 금융기관에서 소외되기 쉬운 저신용 영세 사업자에겐 ‘가뭄에 단비’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그러나 저신용자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 신용점수 744점을 초과하는 소상공인들이 카드론·캐피탈·현금서비스 등 고금리 대출을 받아 일시적인 저신용자로 둔갑하고 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오는 20일 해당 정책자금의 마지막(3차) 신청을 앞두고 인위적으로 신용점수를 떨어뜨리는 ‘꿀팁’이 공유되고 있었다.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고금리 대출을 통해 일시적으로 신용점수를 낮추라는 것이다.
자영업자 A씨는 ‘3차 직대(직접대출) 받기 위해 나이스 신용점수 내리기 작업을 다시 해야될 것 같다. 지금 887점이라 143점 이상을 떨어뜨려야 하는데 카드론이나 현서(현금서비스) 진행하는 게 나은 거겠죠?’라는 글을 게시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 B씨는 ‘현재 152점 정도 낮춰야 하는 상황인데 저축은행→카드론→현서(현금서비스) 이렇게 받아야 내려갈까요?’라며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일부 소상공인들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정부의 도움이 절실한 다수의 저신용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규율을 어기면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에 일부 소상공인들에게 이와 같은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덕적 해이가 내재됐다는 점을 인지하고 정책을 디자인 할 때부터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소진공 측은 “의도적인 연체, 현금서비스 등을 통해 개인신용평점 하락 시 기존 및 신규 금융거래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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