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지능인’ 인식 확산 앞장…‘커북이 아빠’ 조영철 커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

조영철 커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

 

“커피 내리는 커북이와 ‘함께 느리게’, 동참해주세요.”

 

조영철 커피코리아협동조합(의왕 본점, 서울센터) 이사장은 최근 커피 내리는 일만큼이나 캐릭터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한쪽 머리에 커피 콩이 얹어진 거북이, ‘커북이’가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커북이의 한 손엔 이런 팻말이 들려 있다. ‘커북이와 함께 느리게’. 

 

‘커피를 내리는 거북이’란 뜻인 커북이는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조 이사장이 직접 고안한 캐릭터다. 판단과 행동이 조금은 느린, 경계선 지능인을 거북이로 형상화했다. 그는 이 캐릭터를 배지로 만들어 전국의 카페를 중심으로 배지와 홍보물을 나눠 주고 있다. 

 

자녀가 경계선 지능을 판정받은 그는 자녀가 성인이 되면서 수많은 어려움과 맞닥뜨렸다.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인식이 낮아 지원이 부족하다 보니 사회에서 단순히 부적응자로 치부되고 사회와 단절된 채 고립된 이들도 자주 목격했다. 

 

조 이사장은 “아이가 어릴 땐 학교나 부모가 보호해줄 수 있지만 성인이 되면 군대나 일자리 문제 등 여러 부분에서 사회적으로 충돌할 때가 많다"며 “장애인 판정을 받으면 국가의 지원이나 주변에서 인식을 이해라도 받는데 경계선 지능은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평가를 받는다. 회사에 가도 길면 한 달밖에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밝혔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카페를 찾는 경계선 지능인이 많다는 점도 조 이사장을 움직이게 한 이유다. 조 이사장은 “배지를 만들어 전국 카페에 나눠 주며 ‘경계선 지능’을 가진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이들이 근무하면 다소 어려움이 있어도 이해해 달라는 인식 계몽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엔 ‘경계선 지능인과 함께하는 제1회 희망콘서트’를 연 데 이어 ‘커피 박람회’ 등 행사장에 커피 봉사 나눔을 하면서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카페에서는 현재 경계선 지능인 인식 개선을 위한 전시도 마련됐다.  

 

조 이사장은 “전시 카페 투어를 확산할 예정으로 수익이 나면 친구들의 지능 검사를 후원하고 싶다”며 “우리부터, 나부터 나서면 조금씩 천천히 달라질 거란 생각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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