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하루살이. 해마다 이맘때면 남한강 주변으로 날아오는 불청객이다. 올해는 때 이른 이상 고온으로 벌써부터 난리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모습도 목격됐다.
땅거미가 내려앉으면 불빛이 있는 곳을 무차별 습격한다. 파리채 같은 도구로 때리면 분비물도 나온다. 비위가 여간 상하는 게 아니다. 필자가 몇년 전 확인했던 녀석들의 폐해다. 밖에 주차한 차량들마다 하얗게 덕지덕지 붙는다. 어지간해선 잘 지워지지도 않는다. 점포 쇼윈도도 마찬가지다.
하루살이라고 꼭 하루만 사는 건 아니다. 보통 1년 또는 그 이상 생존한다. ‘하루’라는 접두어가 나타내는 시간은 성충이 된 뒤의 수명이다. 암컷은 짝짓기 후 알 2천~3천개를 낳은 뒤 죽는다.
이런 가운데 동양하루살이의 번식은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증거라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굳이 분류하면 해충이 아니라 익충이라는 논리다. 생태계에든, 인체에든 해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사람을 물지 않고 전염병도 옮기지 않고, 2급수 이상 물에서 서식해 수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주장도 제시된다. 유충과 성체 모두 물고기와 새의 먹이여서 수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곤충이라는 의견도 곁들여진다.
수도권에 처음 나타난 건 2006년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서였다. 2013년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도 모습을 드러내 한동안 ‘압구정벌레’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최근에는 주로 남양주와 양평 등 남한강 주변에서 출몰한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여름이면 이 녀석들로 골머리를 앓는다. 징그럽고 혐오스러워서다. 해충인지 익충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보기에 소름 끼친다는 점도 분명 피해다.
남양주시는 내년까지 매년 15%씩 줄인다는 목표까지 설정하고 방제사업에 나서고 있다. 양평군도 비슷한 플랜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자체의 묘안 수립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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