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t 문 무거워 못 열고 빈 술병 널려 있기도 대피소 관리 부실 문제 ‘도마위’… 불안 가중 郡 “동호회 활동 금지하고 관리 철저히 할 것”
북한이 31일 오전 6시30분께 남쪽방향으로 우주발사체를 발사해 정부와 군 당국이 대피 경보를 발령했으나, 일부 대피소가 문이 잠겨 주민들이 대피하지 못하는 등 큰 혼란을 빚기도 해 당국의 대처가 도마에 올랐다.
합동참모본부와 행정안전부, 인천시, 옹진군 등에 따르면 행안부는 이날 오전 6시29분께 백령도 일대에 경계경보를 발령한다는 재난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이 문자메시지는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먼저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재난 문자메시지 직후 백령도 일대에는 20여분간 사이렌이 울려퍼졌고, 백령면사무소는 마을 방송을 통해 “경계경보 관련 주민들은 대피해 달라”고 전파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급히 대피소로 대피했다. 몇몇 주민들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대피소 앞에 도착했음에도 문을 열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기도 했다. 이 모습을 본 면사무소 직원이 대신 문을 열어주고 함께 대피하기도 했다.
진촌리 주민 심효신씨(60)는 “전날 오전에 발사체 발사가 예상된다는 방송이 나와 짐작하고 있지만, 이렇게 이른 아침에 벌어질 줄 몰랐다”고 했다. 이어 “잠결에 사이렌이 울리자마자 물 1병만 챙겨 다급하게 대피소를 향해 뛰쳐나갔다”고 했다.
특히 백령도 진촌리 대피소는 문이 잠겨있어 대피하러 온 주민들이 10여분이 넘게 들어가지 못하고 대피소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백령면사무소와 군 관계자 등이 대피소 문의 비밀번호를 몰라 문을 열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한 주민이 백령면사무소 관리자 등에게 전화를 걸어 비밀번호를 알아냈고, 이후 주민들이 대피소로 들어갔다. 한 주민은 “사이렌을 듣고 뛰어왔는데, 대피소가 잠겨 있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실제 상황이었으면 어떻게 할 뻔했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게다가 대피소 안에는 비어있는 술병 등이 쌓여있어 일부 주민들이 백령면사무소측에 크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백령면사무소 관계자는 “모든 대피소 문은 항상 열려 있지만, 동아리 활동으로 일부 부품이 있어 대피소 문을 비밀번호로 잠궈놓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대피소 관리 등이 철저히 이뤄지도록 지도하겠다”고 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와 인천시는 이날 인천 백령도와 대청도 지역에 대피 경보가 이뤄진지 1시간30분이 지난 8시1분에 대피 경보를 해제했다.
합참은 이날 북한이 쏜 우주발사체는 전북 군산 서쪽에 있는 어청도를 기준으로 서방 200여㎞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합참은 “이 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해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 비정상적 비행으로 낙하했다”며 “한미가 공조해 추가적인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