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새 2배 훌쩍… 작년 1조818억 수법 지능화·고도화 피해액 ‘눈덩이’ 금감원 “근본적인 대책 마련 노력”
‘보험사기 1조원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보험사기로 적발된 금액만 1조818억원이다. 인원 역시 10만명을 돌파했다. 당연하게도 수법 또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극도로 자극적인 나머지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 단골 소재로도 사랑받는다. 왜 보험사기일까. “꼬박꼬박 보험료 냈어. 왜 돈을 안 줘.” “그럼 남편을 죽여주세요.” 영화 ‘검은집’에서 자살로 7세 아들을 잃은 사이코패스 부모가 보험사정원에게 소리치며 뱉는 대사다. ‘보험살인’이 주제인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부모의 모습이 마치 보험사기의 현주소를 풀어내는 듯하다. 지금부터 그 시작과 끝을 파헤쳐본다. 편집자 주
#1.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계곡살인’의 주범 이은해(32)는 현재 남편 사망보험금 8억원을 지급받기 위한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사기를 의심한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자 검거 전인 지난 2020년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이다.
#2. 배달기사 A씨(29)는 지난 2018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성남 등지에서 신호 위반 차량을 고의로 추돌하는 수법으로 37건의 교통사고를 내 보험금 약 1억6천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최근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임신한 아내 B씨와 두 살배기 자녀를 차량에 함께 태운 채 범행을 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사기가 나날이 지능화·고도화하면서 10년 새 적발액이 2배 이상 급증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과 경기남·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로 적발된 금액(인원)은 1조818억원(10만2천679명)이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10년 전인 2012년 4천533억원 대비 138.6%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보험사기 사례를 분석해보면, 전체 금액의 61.8%(6천681억원)는 ‘사고내용 조작’이 차지했으며 허위사고 17.7%, 고의사고 14.4%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사고내용 조작’ 세부 유형 가운데 진단서를 위·변조하거나 입원 수술비를 과도하게 청구하는 수법에 따른 피해액은 지난해 대비 34.5% 증가한 2천468억원이다.
보험 종목별로는 손해보험이 67.6%(1조237억원)로, 피해액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생명보험은 5.4% 수준이다.
직업은 회사원이 19.1%로 가장 많았고, 무직·일용직(11.1%), 전업주부(10.6%), 학생(4.9%) 등 순이다.
문제는 보험사기 수법이 날로 진화하면서 매년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3년간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2020년 8천985억 ▲2021년 9천434억 ▲2022년 1조818억원 등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사기가 지능화·고도화하면서 매년 범죄율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경찰 등 유관기관과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키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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