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어린이들의 방과 후 돌봄서비스가 크게 부족하다고 한다. 맞벌이 부모들은 돌봄서비스 추첨에 떨어질까 봐 불안하다. 돌봄서비스센터에는 늘 대기자가 길게 줄을 서는 등 만성 적체다. 하는 수 없이 조부모나 친인척 손을 빌려야 한다. 그도 어려우면 마음이 놓이지 않지만, 학원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입으로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떠들면서도 정작 꼭 필요한 서비스는 더디기만 하니 걱정이다.
인천시가 지난해 부모 2천657명을 대상으로 아동돌봄 실태를 조사했다. 방과 후에 아이들을 맡길 곳이 필요한 부모들이다. 70%가 방과 후 돌봄 서비스가 필요하다 했다. 이유는 ‘출근’이나 ‘경제 활동’이었다. 그러나 395명(14.9%)만이 학교의 초등 돌봄교실을 이용하고 있었다. 나머지 1천310명은 조부모, 친인척의 도움을 받거나 학원에 맡긴다고 답했다. 돌봄서비스 제공 기관으로는 학교를 가장 선호한다고 했다. 가장 안전한 공간인데 다 이용이 편하고 학습 지도가 함께 이뤄지기 때문이다.
집단 심층 면접에서는 맞벌이 부모들의 답답한 심정도 표출했다. 돌봄서비스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사교육으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돌봄서비스가 태부족해 하는 수 없이 사교육에 의존한다고 했다. 돌봄서비스 인원 제한으로 추첨에서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나타냈다. 인천시가 제공하는 공공 돌봄서비스의 시간 연장과 서비스의 다양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연령별 맞춤 돌봄이나 돌봄 공간의 안전 등에 대한 관심도도 높았다.
인천시도 최근 ‘아동돌봄 추진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현재 인천에서 야간돌봄을 운영하는 기관은 전체 지역아동센터 174곳 중 73곳에 불과하다. 여기도 아동센터 이용 아동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에 시는 야간 연장 및 긴급·휴일 돌봄 등 방과 후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는 내용을 기본계획에 담았다. 내년부터는 거점형 야간돌봄센터 1곳과 긴급 및 휴일돌봄센터 3곳을 추가한다. 돌봄교사를 충원해 평일 오후 6~10시대의 돌봄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중장기 계획일 뿐이다. 아이를 둔 맞벌이 부모들은 오늘도 어디에선가 발을 동동 구를 것이다. 지방자치는 지역주민들의 가장 가려운 곳을 가장 가까이에서 해결해 주기 위한 것이다. 아이들이 천금같이 귀한 시대, 그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길 곳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다. 지자체뿐 아니라 교육당국도 보다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교육 예산의 불용액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아동 돌봄서비스야말로 교육현장의 현안이 아닌가. 맞벌이가 대세인 시대에 아동돌봄 서비스에 길게 줄을 선다면 저출산을 어떻게 탓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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