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 탓… 과거에도 볼트 무더기 떨어져 정기검사 불구 문제점 못 찾아 대책 시급 교통공사 “전수조사 통해 부실 볼트 교체”
인천교통공사가 운영하는 관광형 모노레일인 ‘월미바다열차’의 레일을 받치고 있는 기둥에서 대형 볼트가 파손돼 18m 아래 인도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역 안팎에선 10년 동안 교체없이 기둥을 그대로 쓰고 있는 만큼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인천 중부경찰서와 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8일 오전 11시54분께 관광객 A씨로부터 “월미도 문화의거리에서 월미바다열차가 지나가던 중 대형 볼트가 등 뒤로 떨어졌다”는 112 신고를 받았다.
경찰은 당시 대형 볼트 2개가 월미바다열차의 레일을 받치고 있는 높이 18m의 기둥 밑에서 인도로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기둥에는 레일과 연결하는 대형 볼트 20~40개가 박혀져 있으며, 다행히 추가 볼트 파손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떨어진 볼트는 지름 2㎝의 쇠로 만들어진 대형 제품이어서, 자칫 A씨가 맞았을 경우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당시 월미도에는 주말을 맞아 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이기도 했다.
교통공사는 기둥 등이 만들어진 지 10여년이 지나 낡은 탓에 볼트가 부식한 데다, 월미바다열차가 지나가면서 발생하는 진동 등으로 인해 이 같은 파손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특히 월미바다열차의 기둥에서 이 같은 볼트 파손이 과거에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교통공사의 안전불감증이 도마에 올랐다. 인근의 한 상인은 “볼트가 떨어지는 일이 종종 있다”며 “볼트가 떨어지면 큰 소리가 나고, 그 때마다 경찰이 출동하기에 기억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21년 코로나19로 월미바다열차가 운행을 중단했을 때에도 기둥의 볼트가 무더기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런데도 교통공사의 월·분기·연 단위로 하는 안전점검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전혀 찾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월미바다열차가 오가는 레일을 지탱하는 기둥에 박힌 볼트가 진동 등으로 인한 피로도가 쌓여 파손이 이어지는 만큼, 자칫 기둥과 레일 전체에 대한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는 “높이 박혀있는 볼트가 떨어져 자칫 밑에 있던 사람이 맞으면 매우 위험한 만큼, 시민 안전을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며 “볼트 파손은 다른 기둥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 신호다. 전체적인 월미바다열차 운행의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교통공사는 월미바다열차를 받치는 모든 기둥 184개에 대한 볼트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를 통해 부실한 볼트 등을 발견하면 즉시 교체할 방침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관광객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의 기둥 볼트 모두를 교체할 계획”이라며 “나머지는 순차적으로 볼트를 교체해 안전에 이상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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