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국회의원, 정치자금으로 끼리끼리 ‘품앗이’ 여전

김상희·설훈·이소영 의원, 후원금 1억 넘게 지출
정성호·김철민 의원, 홍보 문자 발송 비용만 1억

 

경기지역 국회의원이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후원금을 다시 동료 정치인에게 후원하는 ‘품앗이’ 후원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경기도 지역구 의원 58명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정치자금 지출 내역(2020년 6월~2022년 12월)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상희(부천병)·설훈(부천을)·이소영 의원(의왕·과천)이 1억원 이상 후원금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자신의 정치자금 총 지출액의 25%인 1억1천488만원을 후원금으로 지출했으며, 이재명 대선후보 등 선거 출마자 13명에게 100만원~500만원씩 모두 2천800만원을 후원했다. 나머지 금액은 주로 중앙당 당비를 비롯해 시민단체, 봉사 단체 등에 후원한 것으로 신고했다.

 

1억390만원을 후원금으로 지출한 설 의원은 동료 의원 대신 자신과 연관된 단체나 연구소 등이 주로 후원 대상이었다.

 

초선인 이 의원도 전체 후원금 지출액 1억90만원 중 2천700만원을 지방선거와 당내 선거 후보자 19명에게 나눠줬다.

조응천 의원(남양주갑)은 후원금 규모가 1억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체의 절반 가까운 2천만원을 동료 정치인 8명에게 후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의동 의원(평택을)이 3천580만원을 후원금으로 지출해 가장 많았으며, 유승민 대선 후보 등 3명에게 70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신고했다.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홍보하기 위해 발송하는 문자메시지와 현수막 비용도 막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양주)이 홍보 항목으로 2억6천660만원을 지출해 가장 많았다. 정 의원은 문자비용만 1억6천341만원을 지출했다.

 

다음으로는 민주당 김경협 의원(부천갑)이 2억3천942만원을 홍보비로 사용했고, 민주당 김철민 의원(안산 상록을)도 2억1천45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의원은 문자 발송에 8천282만원, 1억400만원을 각각 사용했다.

 

이밖에도 현수막 제작 비용도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천만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송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직위원장은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 사용 실태를 보면 ‘좋은 정치를 해 달라’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정치자금의 투명한 공개와 함께 유권자의 더욱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