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서 망고·파파야 ‘무럭무럭’… 농가 ‘블루오션’

지구 온난화에 한반도 기온 상승
‘아열대작물’ 농사 속속 뿌리내려
재배 면적 6년새 10배 이상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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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및 제주도 일부에서 생산되는 각종 열대과일이 경기도 곳곳에서 재배되고 있다. 사진은 시흥· 평택시 등에서 재배되는 바나나, 파파야, 커피, 패션프루트 등 열대과일들. 김시범·윤원규기자

 

“망고부터 파파야, 패션프루트까지…아열대작물의 국산화, 경기도에서도 가능합니다.”

 

고양시 일산서구에 위치한 정현석씨(58)의 농장에선 커피, 구아바, 파파야, 패션프루트 등 10여가지 아열대 작물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그가 우리나라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아열대 작물 재배에 발을 들인 이유는 다른 농업보다 품이 덜 들기 때문이었다. 쉼터 청소년, 원거리 이주자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 분야에 발을 들인 정 대표는 10년째 아열대 작물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정 대표는 “경관농업으로도 활용하고 있어 연간 수천명이 농장에 방문한다”며 “특히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에서 아열대작물이 자라는 모든 과정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평택시 팽성읍에서 패션프루트·애플망고·블루베리 등을 재배하는 정영현 햇살농원 대표(57)는 2006년 블루베리 재배를 시작으로 2015년 패션프루트, 2019년 애플망고 등 품종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지인 추천으로 우연히 아열대과일 농사를 시작했지만, 첫 2년은 판로 개척의 어려움과 낯선 과일에 대한 소비자의 저조한 인식 등으로 고전했다. 

 

하지만 3년째 입소문이 나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됐고, 지금은 즐거운 마음으로 농사를 이어가고 있다. 정 대표는 “경기도, 강원도 등 중부지방에서 벌써 여덟 농가가 저희 농장에서 기술을 배워갔다. 점점 많은 분들이 아열대작물에 관심을 가지고 재배를 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아열대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경기도에서도 아열대작물이 새로운 ‘소득 작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6일 농촌진흥청이 기술지원 목적으로 자체 조사한 ‘아열대작물 재배현황’에 따르면 전국의 아열대작물(채소·과수) 재배 면적은 354.2㏊에서 2020년 406.6㏊, 2023년 4천125.74㏊로 6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경기지역의 아열대작물(채소·과수) 재배면적도 ▲2017년(26.8㏊·4.6㏊) ▲2020년(21.6㏊·3㏊) ▲2023년(14.23㏊·6.19㏊) 등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아열대 과일의 재배면적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성철 농진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연구관은 “기후변화로 날이 따뜻해지면서 아열대작물 재배 시 경영비용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재배 농가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농가들의 재배 실패율을 줄이기 위해 정보전달, 기술지원 등을 더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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