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행궁동 공방거리에 자리 잡은 ‘가회당’. ‘아름다운 사람들이 기쁘고 즐거운 모임을 갖는 곳’이라는 의미처럼, 이곳의 힘은 사람과 사람이 모였을 때 피어나온다.
가회당을 운영하는 안영화 대표는 수원에서 태어나 지역 문화예술 발전과 저변 확대를 위해 살아왔다. 젊은 시절 경기도무용단 수석단원 등을 역임하며 무대 위를 누볐던 그는 무대 위에서 내려온 뒤부터 현장에서 연출과 공연 기획에 몸담으면서 수원지역 기반 로컬 공연콘텐츠 개발에 힘쓰는 전문예술단체 아트컴퍼니예기를 이끌고 있다.
지난 6월 개관 이후 이곳은 복합문화공간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차근차근 내딛고 있다. 가회당이 지향하는 바는 명확하다. 누구나 방문해 문화와 예술을 누릴 수 있어야 하고, 세대와 가치관 차이에 구애받지 않고 하나로 연결돼야 한다는 안 대표의 철학이 묻어 난다.
블랙박스형 공간으로 설계된 가회당의 지하 공연장은 64석의 전동 객석을 갖췄고, 양 벽면을 채우는 이동형 방음판 뒤에는 전면 거울이 있다. 영화 상영, 공연 무대, 공연 준비 및 연습, 콘텐츠 제작이 가능할 뿐 아니라 교육과 모임도 가능한 다용도 장소다. 아직 입주하지 않은 지상에는 북카페, 공방이나 전시 공간 등 문화예술 관련 공간과 함께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안 대표는 청년세대와 기성세대 사이 벌어진 간극을 좁히고, 예술을 매개로 사람들을 연결하는 방식도 고민한다. 오는 10월 말 가회당에서 아트컴퍼니예기가 진행하는 프리뷰 형식의 쇼케이스 ‘봉수당 진찬연 - 그 움직임의 포말’ 역시 그 시도의 일환이다. 20~30대의 젊은 예술가들이 무대에서 진찬연을 해체하고 확장하면서 재해석하는데 초점을 맞춘 기획이다. 그는 “사실 청년들이 우리와 협업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맙다. 요새는 세대 간 장벽을 허물기 쉽지 않은데, 젊은 친구들이 우리를 믿고 따르면 우리도 그들을 이해하고 마음을 터 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인들이 어떻게 하면 예술에 발 담그지 않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안 대표는 “예술하는 사람들은 우리만 잘났다면서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을 연구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며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아침 체조 프로그램 등을 구상하는 등 시민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안 대표는 “경기 남부권 사람들이 연극을 보러 서울로 가는 상황을 바꿔보고 싶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행궁에서 문화생활을 풍성하게 누리는 계기를 만들겠다”며 “사람들이 모여드는 행궁동의 문화예술이 더욱 활성화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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