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대기업 공채 본격 시작…걱정 반 기대 반 “추석 연휴도 포기”

삼성 20개사·현대-기아차·SK그룹 등 속속 서류 접수
취준생들 지난해 보다 채용규모 줄어 ‘바늘구멍’ 걱정

지난 11일 대구 도시철도2호선 계명대역에 설치된 취업 관련 포토존 앞으로 대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 20곳을 시작으로 주요 대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내며 본격적인 하반기 공채 시즌이 개막했다. 취준생들은 오랜 만에 열린 공채에 추석 연휴까지 반납하며 준비에 매진하면서도, 채용 문이 바늘구멍처럼 좁아진 탓에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17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18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 커리어스’를 통해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이번에 공채가 진행되는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20개사다. 이달 중 지원서 접수와 직무적합성평가를 거쳐 10월 삼성직무적성검사가 진행되며, 11월 면접전형을 끝으로 채용 절차가 마무리된다.

 

현대차그룹에선 현대차와 기아, 현대글로비스가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는데, 연구개발·디자인·생산/제조 등 총 6개 분야 26개 직무에서 지난 14일까지 서류 접수를 마쳤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계열이 대규모 채용에 나서, 오는 24일까지 서류 접수를 받고 있다.

 

이같이 하반기를 맞아 주요 대기업들이 대규모 공개채용에 나선 가운데 취준생들 사이에선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2년째 대기업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는 김형식씨(30)는 “공채만 바라보고 취업준비를 하는 학생들에겐 그나마 하반기 공채 시즌이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라면서도 “서류 접수부터 면접까지 거치면 10~11월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올해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취업 준비에 매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취준생 이영현씨(28)는 “작년 보다 채용 공고가 줄었다는 게 확연하게 체감된다”며 “그동안 나만의 경험을 쌓으려고 노력해왔지만, 워낙 뽑는 신입사원 인원이 적다 보니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길어지는 경제 불황과 고금리·고환율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올해 하반기 취업시장이 지난해 보다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27개사 중 64.6%는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 응답했다.

 

기업들이 예상한 올해 대졸 신규채용 경쟁률은 81대 1이다. 지난해에는 77대 1이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실적 악화, 중국경제 불안정, 고금리·고환율 등 경영 불확실성 증폭으로 채용에 보수적”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규제 혁파 등 기업 활력을 위한 제도적 지원으로 고용 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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