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사(iH)가 추진 중인 인천 서구 검암역세권 공공주택 지구 인근을 지나는 고압 송전선로의 지중화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인천시가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한 관광 자원화 사업을 위해 지중화 구간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iH는 사업비 문제 등으로 난색을 표하는 등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시와 iH 등에 따르면 iH는 지난 2020년 4월부터 검암역세권 공공주택지구 개발을 위해 개발구역 안에 있는 송전탑을 철거하고 157㎸ 규모의 고압 송전선로를 지중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iH는 서구 경서동부터 검암역세권을 지나 시천동 정서진119 구조대 인근 경인 아라뱃길 남쪽 약 100m 지점까지 총 1.4㎞ 구간의 송전선로를 지중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는 iH에 경인아라뱃길 북쪽 건너편 약 100m 지점까지 지중화 사업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유람선 등 관광 사업이 이뤄지면 송전탑 등으로 경관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시 도시계획위원회도 지난달 iH의 서구~계양~김포~양곡 송전선로 지중화 구간을 변경하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을 보류하기도 했다. 위원회는 당시 경인 아라뱃길을 횡단하는 송전선로가 경인 아라뱃길 관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지중화 계획을 검토하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iH는 시의 이 같은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iH는 이 송전선로를 경인 아라뱃길 지하로 관통시키는 것을 포함해 총 300여m를 추가로 지하화해야 하는 만큼, 추가로 최대 100억원의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iH는 송전선로가 지나는 부지에 사유지가 있다 보니 이들 토지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시의 송전선로 확대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iH 관계자는 “지중화가 끝나는 지점의 토지주로부터 사업 동의를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암역세권 사업과 연계해뒀지만 사실 사업과 직접적 관계도 없이 공익적 목적으로 지중화를 할 뿐”이라며 “검암역세권 사업자의 의무 사항도 아니”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큰 틀에서 경인 아라뱃길 구간의 송전선로를 지하화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iH와 사업비 부담 부분 등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에 추가로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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