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열린 제23회 소래포구 축제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한다. 축제장을 찾은 인파도 많았고 활기찬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당초 올해 소래포구 축제는 걱정이 적지 않았다. 우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의 역풍이다. 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 반응이 걱정이었다. 더 큰 걱정은 소래포구 어시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였다. 최근 수년간 소비자들의 이런저런 불만이 쌓여 왔다. 수도권 대표 관광 어시장의 명성이 흔들릴 지경이었다. 이런 우려들을 떨치고 활기를 되찾았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일대는 지난 15일부터 3일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축제 첫날인 15일 10만명, 16일 15만명 등 3일간 45만명이 다녀갔다. 남동구와 축제 주최 측은 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공을 들였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걱정을 덜기 위해서다. 남동구는 특히 축제 시작 3주 전부터 방사능 검사를 대대적으로 했다. 실제 이번 축제 기간 중 소래포구의 가게들마다 원산지 표시에 적극적이었다. 인기 어종인 꽃게 새우 등에는 ‘국내산’이, 수입 어종들엔 ‘노르웨이’ ‘오만’ 등의 표시가 붙었다.
남동구는 이달 들어 소래포구 판매 수산물 12종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벌였다. 우럭, 광어, 전어, 오징어 등이다. 검사 결과 방사능 오염 지표인 요오드나 세슘은 나오지 않았다.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도 매일 소래포구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했다고 한다. 축제 기간 중 주차장을 무료화하고 셔틀버스도 운영했다. 소래바다의 정체성을 살려 준비한 여러 행사들도 방문객들의 흥미를 끌었다. 포구(경관), 수산물(먹거리), 어시장(삶), 상인(사람), 염전·협궤열차(기억) 등의 주제다. ‘바가지’ 이미지를 벗기 위해 준비한 ‘착한 먹거리존’에도 방문객들이 붐볐다. 이곳에선 먹거리들을 1만원 이하에 팔았다. 방문객들도 “소래포구가 바뀌려고 애쓰는 모습이 확실히 느껴진다”는 반응이었다.
소래포구는 한 해 수도권 주민 500만명 이상이 찾는 인천의 자산이다. 그럼에도 최근 어두운 이미지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2017년 250개 점포가 불탄 화재 때는 충격적이었다. 그 와중에 온라인과 모바일상에는 ‘바가지요금’ ‘성가신 호객행위’ ‘비위생’ 등의 불만 표시가 터져 나왔던 것이다.
오래 누적된 소비자들의 불만이 하필 화재를 계기로 터져 나와 공감을 얻기까지 했다. 지난 봄에는 ‘소래포구 꽃게 바꿔치기’ 소동으로 또 한번 타격을 입었다. 소비자들은 육감적으로 안다. 겉으로만 웃고 속 깊은 곳에서부터 바뀌지 않으면 공염불이다. 소래포구,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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