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 25일은 세계약사연맹(Interantional Pharmaceutical Federation, FIP)이 지정한 ‘세계 약사의 날’이다. 의약품을 조제, 관리, 투약하거나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약사’의 역할을 한층 강화하고, 그 인식을 넓히자는 취지로 제정된 기념일이다.
약사의 일은 단순히 약을 ‘만들고 파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의약품의 올바른 복용법과 사용법, 또는 보관법을 안내하는 것 또한 그들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복약지도가 부재하거나 아예 잘못된 복약지도를 하면 약물 오용 등으로 인한 부작용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약사의 날을 맞이한 오늘, 의약품 복용 및 보관법에 대해 살펴봤다. 특히 내복약과 외용약 등으로 구분되는 약 등의 사용법에 초점을 맞췄다.
● 올바른 내복약 섭취법…"복용 시 시간 준수·240cc 온수 섭취 중요"
25일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약사와 의사는 환자 나이, 체중, 질병 정도에 따라 약의 복용량을 결정한다. 따라서 환자 임의로 약품량을 가감하거나, 증상 호전을 이유로 복용을 멈추지 않아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복용 시간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인체 내 흡수와 이에 따른 치료율 향상과 큰 상관 관계가 있어서다. 복용 시간을 잊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생각난 즉시 복용하면 된다. 단, 다음 복용 시간이 가까우면 미룬다. 2회분을 연속적으로 먹거나, 동시에 먹지 않는다.
약은 충분한 물과 함께 먹는다. 물은 한 컵(240cc)정도가 적당하다. 정제를 먹을 경우 물 양이 많을수록 약의 흡수 속도가 빨라진다. 물 없이 약을 복용하면 자칫 성분에 따라 식도에 잔류하며 자극, 식도 궤양이 생길 수 있다. 가급적 따뜻한 물과 함께 먹는다. 너무 찬물로 복용하면 위 점막의 흡수력이 저하될 수 있다.
차나 커피 등 음료수를 약과 함께 먹어선 안된다. 탄닌이 포함된 차나 음료는 약물과 흡착해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 또 사이다, 콜라처럼 발포성 음료수의 탄산가스는 위장벽을 자극해 위장장해를 부를 수 있다.
김성남 경기도약사회 방문건강관리 본부장은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약은 복용 시간 준수가 중요한데, 특히 요즘 같은 환절기에 자주 찾으시는 감기약(진통제)은 공복보단 식후 복용하는 게 좋다. 일부 성분으로 인해 위장 장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며, 혈압 또는 당을 높일 수 있어 혈압약 또는 당뇨약 복용자는 유의해야 한다. 비염·콧물약은 졸음을 유발할 수 있어 복용 후 1~2시간 정도는 운전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용 시 한 컵 정도 분량의 충분한 물을 섭취하고 자몽주스, 오미자차 등은 혈압약, 고지혈증약 등 일부 약의 효능을 변동 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커피, 우유, 녹차는 오히려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생리 예정일 전 약을 먹었는데 임신 사실을 알게 될 경우, 태아에게 악영향이 있지 않을까 우려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생리 예정일을 앞둔 1주일 동안은 약을 먹더라도 태아에게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수정란이 착상됐더라도 아기가 본격적으로 영양을 공급 받지 않고 수정란 자체의 분열이 이뤄지는 시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신 후 27~67일, 3개월 동안은 이야기가 다르다. 이 시기에는 태아의 세포 분열이 왕성하게 일어나고, 중요 장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신이 확인되면 이후 두어 달은 약물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임신 중 병을 얻었을 경우는 산모와 태아 건강을 위해 병원을 찾고, 의사 등 전문가와 적합한 치료제 및 적절한 복용 시기를 상담한 뒤 복용해야 한다.
● 외용약의 올바른 사용법은
▲안약·안연고
두 종류 이상 액체 안약을 함께 사용할 경우 충분한 약효 발휘를 위해 약 5분 정도의 간격을 두는 게 좋다. 두 종류 이상의 안연고제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는 10분 이상의 간격을 둔다. 액체 안약과 안약고를 함께 사용할 때는 먼저 안약을 넣은 후 최소 5분 이상의 시간을 두고 나중에 안연고를 넣는다. 안연고는 바르기 전 2~3분 정도 손에 쥐고 체온으로 따뜻하게 한 후 사용한다. 사용할 안연고 첫 부분이 굳거나 건조된 상태라면 그 부분은 조금 짜고 버린다. 안약은 성분이 변하거나 세균에 오염되기 쉬워 청결하게 사용해야 한다. 안약으로 치료하는 기간 동안은 콘택트 렌즈의 사용은 삼가한다. 액체 안약은 처음 개봉한 후 1개월 정도가 지나면 오염될 가능성이 커 버리는 게 좋다. 안약이 현탁액일 경우는 충분히 흔들어 약이 잘 섞이게 한 뒤 사용한다.
▲패치(patch)제
가장 대표적인 패치제는 ‘기미테’(멀미방지약)과 관절염 등에 부착하는 ‘트라스트’다. 먼저 키미테는 승차, 승선하기 최소 4시간 전에 붙인다. 약을 붙이고 난 후에는 반드시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는다. 손을 씻지 않고 눈을 비비면 이 약의 부작용인 ‘동공산대’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동공산대는 동공이 극단적으로 커지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눈이 부셔 수일 간 고생할 수 있다. 트라스트는 관절의 뼈 부분보다 관절 옆면에 붙이면 약이 더 잘 흡수되고, 잘 떨어지지 않는다. 상처는 피해서 붙인다.
● 올바른 약의 사용법은
약을 가장 잘 보관하기 위해서는 습기, 고온, 직사광선을 피해야 한다. 특히 의약품은 물리적·화학적 특성을 고려해 보관해야 한다.
과립제, 산제, 정제, 좌제, 트로케지 등은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하는 게 적합하다. 고체 형태의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고 의약품이 손실되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서다. 시럽제, 안연고제, 점안제, 액기스제 등은 수분 침입과 의약품 손실, 풍화, 조해, 증발을 방지해야 하는데 이 때 '기밀 용기'가 알맞다.
바이알, 앰플 등은 기체 또는 미생물 침입 방지에 적합한 '밀봉 용기'를 선택해야 한다. 비타민, 니트로글리세린 등 약물은 광선, 자외선에 손상·변질되기 쉬우므로 갈색 차광 용기가 적합하다.
이렇게 나눠 보관한 약품은 사용 도중 다른 용기에 옮기지 않도록 한다. 용기를 착각해 다른 약품을 복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는 약은 반드시 버린다.
약품 사용 설명서나 약사가 냉장 보관할 것을 지시하면 그대로 이행한다. 약은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안전한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
김 본부장은 “약 통 또는 포장지에 적힌 유통기한 등 정보가 유실될 수 있으므로 되도록 약은 옮기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게 좋다"며 “약은 대부분 실온 보관하며, 당뇨 주사제와 같이 일부 냉장 보관이 필요한 의약품도 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당뇨 주사제는 처방 받은 후 냉장 보관해야 하지만, 한 번 냉장고에서 꺼내 사용한 주사제는 실온 보관해야 한다. 사용한 주사제를 냉장고에 다시 보관하면 침전이 형성돼 약효를 변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사용한 주사제는 일주일간 실온 보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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