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종기 송편 빚으며…남양주 위스테이 별내, 이웃과 함께 정겨운 추석

남양주 위스테이 별내…삭막한 현대사회 속 따뜻함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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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후 남양주시 위스테이 별내아파트 어르신과 어린이들이 추석을 맞아 송편을 빚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윤원규기자

 

“이웃사촌들과 함께 맞는 명절이어서 더욱 뜻깊습니다.”

 

추석을 이틀 앞둔 지난 26일 남양주 별내동의 한 아파트. 아파트 중앙에 있는 커뮤니티센터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웃음소리를 따라 도착한 곳엔 할머니와 손녀 사이로 보이는 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송편을 빚고 있었다. 온 가족이 모여 손님맞이를 준비하던 옛 명절의 정취가 물씬 풍겼다.

 

이들의 사이가 궁금해 조그만 손으로 열심히 송편을 빚어내던 한 아이에게 ‘할머니냐’고 묻자, “네 옆동네 할머니에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질문에 대답하는 아이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던 강형욱씨(83)는 “내 손녀는 아니지만, 여기선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이 다 이웃 사촌”이라며 “모든 이웃이 아들, 딸이고 손자, 손녀처럼 각별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김연진씨(77)는 “이곳에 이사온 뒤로 ‘집에 있는 숟가락 개수까지 다 안다’는 말이 더 이상 옛말이 아닐 정도로 이웃들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며 “삭막한 현대 사회 속에서 이런 이웃사촌들과 함께 맞이하는 추석이어서 뜻깊다. 고향의 향수가 느껴진다”고 부연했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이웃과의 단절이 당연한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여전히 이웃사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파트가 있다. 건강한 공동체를 형성해 더불어 함께 사는 행복을 누리고 삶의 가치를 높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위스테이 별내 아파트의 이야기다.

 

이 아파트의 입주민들은 ‘위스테이 별내 사회적 협동조합’이라는 하나의 조합 일원이자 생활문화공동체다. 임차인인 동시에 아파트를 운영하는 주체가 돼 스스로 살아갈 공간을 이웃들과 함께 꾸미고 정을 쌓을 수 있는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어 나간다는 의미다.

 

아파트 단지 내 모든 관계자들과 시설에 ‘동네’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이러한 이유 중에 하나다. 위스테이 별내에서는 경비원이 ‘동네 보안관’ 아파트 미화원은 ‘동네 벼리’(일이나 글의 뼈대를 뜻하는 순우리말), 관리소장은 ‘동네지기’로 불리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아파트 주민들이기도 하다.

 

또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공간은 동네카페와 동네책방, 동네체육관, 동네 창작소 등의 정겨운 이름들로 꾸며졌다.

 

아파트 주민인 동네지기 김동신씨는 “지금같은 시대에 급한 일이 있을 때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이웃이 있다는 건 남다른 자랑거리”라면서 “사회가 많이 삭막해졌지만, 주변 이웃들을 둘러보고 먼저 손을 건넬 수 있는 정겨운 추석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위스테이 별내는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국토교통부 시범사업에 선정돼 조성됐다. 현재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위스테이 별내를 포함해 위스테이 지축(고양특례시 덕양구 지축동) 등 2개 단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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