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발 사우디 경유 유럽행 여행객 100여명 수하물 사라져

사우디아항공의 항공기. 경기일보 DB

 

지난달 말부터 최장 12일의 추석 황금 연휴를 맞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사우리아라비아를 경유, 유럽으로 떠난 여행객 100여명이 수하물을 분실했다.

 

1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11시43분께 인천국제공항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항공사 사우디아항공 SV899편(B787)이 출발했다.

 

이 항공기에 탄 승객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아지즈 국제공항을 경유, 런던·파리·로마·카이로 등 각자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러나 승객 100여명이 목적지에서 위탁수하물을 모두 받지 못했다. 이들이 받지 못한 수하물은 총 200여개에 이른다. 승객 1인 당 수하물을 2~3개까지 넣기도 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아지즈 국제공항 경유 시 수하물 인계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승객들의 수하물은 아직 킹 압둘아지즈 공항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전경. 경기일보DB

 

현재 피해 승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모여 피해 상황을 공유하며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승객들은 사우디아항공 본사 홈페이지를 통해 수하물 분실 문의를 했으나, 항공사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아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결국 일부 승객이 여행사나 도착 국가 영사관 등에서는 관련 신고를 접수했다. 현재 외교 당국은 이들 승객들의 지원을 하고 있다. 이들 승객들이 현지에서 쓸 생필품은 물론 옷조차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 승객은 “현지에서 가방은 물론 옷이나 세면도구 등까지 모두 사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항공에서 아무런 안내나 조치를 취해주지 않고 있다”며 “법적 대응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카이팀 소속 항공사 사우디아항공은 주 2회 인천국제공항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랴드와 제다 등을 각각 운행 중이다. 사우디아항공은 유류할증료가 없어 타 항공사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유럽방면 환승객을 모으로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외국인에 까다로운 비자 정책을 요구하는데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2시간 미만 환승은 비자를 요구하지 않아 국내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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