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영웅 기억할… 조례 마련을”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도의회서 토론회… “道, 지원 사업 등 의무” 한목소리

항일독립운동에 나선 구한말 의병들이 경기도의 항일 독립운동 관련 조례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지적이 제기(경기일보 10월4일자 1·3면)된 가운데 이들을 위한 조례 제정을 통해 역사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도출됐다.

 

5일 오후 2시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경기도 무명의병 기억과 지원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이를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한말 1895년 을미의병부터 1910년 경술국치까지 국권침탈을 막기 위해 스러진 경기도의 무명의병을 기억하고 관련 기념사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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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경기도 무명의병 기억과 지원을 위한 토론회'에서 황대호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 이혜원 도의원 등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기웅기자

 

무명의병포럼 준비위원장인 강진갑 (사)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은 “1906년부터 기록이 담긴 조선폭도토벌지를 보면 전국적으로 1만7천779명의 의병이 사살됐고, 구한말 의병운동이 시작된 18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 수가 훨씬 더 많다”며 “일제의 ‘토벌’ 기록에 의병들은 사살자의 숫자로만 남아 역사의 뒤안길에 묻혔고 의병가족은 박해를 피해 신분을 숨길 수 밖에 없었다. 한말 의병전쟁이 시작된 곳인 경기도가 무명의병을 기리는 조례를 제정하고 관련 기념사업을 펼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1907년 양평 양근지구에서 일본군과 맞서 싸우다 전사한 이백원 의병장의 후손 하보균씨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많은 분들이 애써주신 덕분에 의병의 후손이란 게 공식적으로 구체화 되고, 이런 자리가 마련돼 우리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바탕이 될 거라 생각하니 굉장히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경기도에서 선도적으로 나서 물론 전국적으로도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황대호 도의회 문광위 부위원장은 “이번 토론회가 한말의병 전쟁과 한말 순국한 무명의병을 재조명하는 데 역사의 씨앗이 됐으면 한다”며 “전국 광역 지자체 중 최대 맏형인 경기도가 이 사업을 이끌어가는 게 온당하고 우리의 의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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