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떠나 서울로… 그림의 떡 ‘인천형’ 청년복지

청년들이 인천을 떠난다고 한다. 인근 서울 경기에 비해 청년정책 수혜가 없어서다. 똑같이 삶이 팍팍한 청년들임에도 인천에 주소를 두고 있으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한다. 서울로 주소를 옮기면 그 날부터 혜택이 달라진다. 청년통장이나 청년월세지원 등의 복지다. 한 지역사회의 청년 유출은 보통의 문제가 아니다. 유인책을 써 불러들여도 모자랄 판에 있던 청년마저 떠나간다니.

 

경기일보(11월24일자 3면)에 비친 인천 청년들 사연을 보자. 인천 미추홀구에 살던 한 청년은 곧 직장이 있는 서울로 거처를 옮긴다. 서울 월세가 비싸지만 서울시에서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에 살고 있는 집 월세는 36만원, 서울에 알아본 집은 월 50만원이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2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직장과도 가까워져 교통비. 월세 다 아낄 수 있다.

 

인천 남동구의 카페에서 일하는 한 청년은 서울 경기에 사는 친구들이 부럽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지만 그곳 친구들처럼 청년통장을 들어 목돈을 만들지 못해서다. 청년통장은 3년간 매월 10만원씩 저축하면 인천시가 640만원을 보태줘 1천만원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인천의 ‘드림For청년통장’은 가입 조건이 까다롭다. 19~39세 청년 중 제조업과 지식서비스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한한다.

 

인천시 청년정책의 진입장벽이 전반적으로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청년정책을 홍보할 때는 ‘나도’, ‘우리 아이도’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러나 막상 신청하려 들여다보면 그림의 떡이라는 것이다. ‘인천형 청년월세지원사업’은 19~39세 청년들에게 최대 20만원까지 지원한다. 단,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에만 해당한다. 반면 서울은 중위소득 150%까지 지원한다. 인천형 청년통장도 마찬가지다. 인천 청년 83만여명 중 834명(0.1%)에게만 가입 자격이 돌아간다. 경기도 청년들은 어떤가. 어떤 일자리에 종사하든 2년 만기를 채우면 580만원을 지원받는다.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과제가 청년 문제 풀기다. 만성적 취업절벽은 ‘그냥 쉬는’ 지경까지 왔다. 비혼 저출산 문제도 그들의 홀로 서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들을 다시 일으키려는 청년정책이다. 그런데 이름만 ‘인천형’이지 정작 청년들은 인천을 떠나려 한다니. 인천시 살림살이가 그 정도로 어려워 보이지는 않는다. 겉으로만 요란하고 내용은 없는 생색내기 청년정책은 문제다. 시내를 나가 보면 아직도 연말이라고 멀쩡한 보도블록을 파헤치고 있다. 시민 세금의 자원배분이 청년들에게만 유독 인색한 것인가. 장벽을 낮춘, 좀 더 보편적인 청년정책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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