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은 칠장사 화재 현장에서 입적(경기일보 11월 29일자 단독보도)한 자승스님(69)이 스스로 선택해 분신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계종 대변인인 총무원 기획실장 우봉스님은 30일 서울 종로구 소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자승스님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면서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소신공양(燒身供養)은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 앞에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우봉스님은 전날 오후 6시 50분 경기 안성시 소재 칠장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자승스님이 법랍 51년 세수 69세로 원적에 들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자승스님은 "생사가 없다 하니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라는 열반송(스님이 입적에 앞서 수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후인들에게 전하기 위해 남기는 말이나 글)을 남겼다고 조계종은 전했다.
조계종은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을 장의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꾸려 서울 종로구 소재 총본산인 조계사에서 자승스님의 장례를 엄수하기로 결정했다.
영결식은 장례 마지막 날인 12월3일 오전 10시로 예정됐다. 다비는 자승스님의 소속 본사인 용주사에서 실시한다.
장례는 종단장 규정에 따라 입적 일을 기점으로 5일장으로 행한다.
앞서 조계종은 지난 2005년 9월 총무원장 재임 중 입적한 법장스님의 종단장을 조계사에서 치른 바 있다. 전직 총무원장의 종단장을 조계사에서 엄수하는 것은 자승스님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한편 자승스님은 전날인 29일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소재 사찰인 칠장사에서 입적했다. 당일 오후 6시50분께 칠장사 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과정에서 자승 스님의 법구가 발견됐다.
자승스님의 차량에서는 칠장사 주지스님을 향해 쓴 것으로 보이는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았소”,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것이고,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라는 내용의 메모 등이 발견됐다.
1954년 강원도 춘천 출신인 자승스님은 1972년 해인사에서 지관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4년 범어사에서 석암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제30대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스님 밑에서 제자로 불법을 배웠다. 1986년부터는 총무원 교무국장으로 종단 일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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